이기명 “환장하겠네, 돌아오게” 허문석씨에 공개편지

  • 입력 2005년 5월 14일 00시 01분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 씨(사진)가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러시아 유전개발 의혹사건 수사와 관련해 사건의 핵심 인물로 현재 외국에 머물고 있는 허문석 씨에게 조속한 귀국을 촉구하는 공개편지를 보냈다.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의 후원회장이기도 한 이 씨는 이날 언론사에 보낸 공개편지에서 “6년 전쯤 자네가 귀국해서 우리 사무실에 들렀을 때 자네를 이 의원에게 대학 선배라고 인사시켰는데 그때의 만남이 악연이 돼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검찰 수사에 따른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방송작가 출신인 이 씨는 “평생을 글만 써 먹고 살던 내가 경제를 아나, 석유를 아나”라며 자신의 결백을 강조하고 “자네는 그래도 아는 게 있는 것 같은데 빨리 귀국해서 아는 대로 얘기를 하고 온갖 의혹을 풀어주기 바라네”라고 말했다.

이 씨는 허 씨 출국 전에 서로 만나 의논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다시 조사를 받겠다던 자네가 나도 모르게 출국해버리고 언론은 자네가 출국 직전 나를 만나 의논을 했다니 이런 환장할 일이 어디 있느냐”고 주장했다.

구속된 전대월 전 하이앤드 대표에 대한 ‘메시지’도 담았다. 그는 “전대월이란 사람의 행동을 용서는 못해도 이해는 할 수 있다. 좀 심하게 말하면 궁한 쥐가 고양이를 무는 격이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남을 곤경에 빠뜨린다면 그건 정말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또 전 씨가 검찰에서 이 의원의 소개로 허 씨를 찾아간 곳이 이 씨의 개인사무실이었다고 진술한 데 대해서는 “내가 전 씨를 처음 본 곳은 이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부인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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