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4기 새 단체장에게 듣는다]정천석 울산 동구청장

  • 입력 2006년 6월 22일 0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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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였던 미포만을 개척해 세계 굴지의 조선소를 건설하던 그 역동성으로 울산 동구를 가장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겠습니다.”

정천석(54·사진) 울산 동구청장 당선자는 21일 “동구는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이 밀집된 곳이지만 구청과 기업 간 협력관계가 구축되지 않아 울산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라며 “대기업들이 주민의 복지와 지역 발전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상생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정 당선자는 “동구에는 세계 최고의 조선소가 있어 선박체험관과 조선역사 박물관, 정주영 기념관 등 조선을 테마로 한 해양관광상품을 개발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동구에 사는 외국인 2500명 가운데 원어민 자원봉사 교사를 채용해 외국인 숙소 내에 생활영어마을을 조성하겠다”며 “이 마을이 조성되면 학생들이 외국에 가지 않고도 싼 비용으로 외국의 언어와 풍속을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때 이슈로 부각된 재래시장 활성화에 대해 그는 “대형 할인점과 재래시장의 영업시간을 조정해 상호보완적인 발전을 모색하겠다”며 “현대중공업이 복지후생용으로 사원들에게 나눠주는 65억 원 상당의 쿠폰 가운데 30%인 20억원 상당을 재래시장이 발행하는 상품권에 배정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동구는 울산 북구와 함께 민주노동당 소속 구청장이 2004년 11월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의 파업에 참여한 공무원을 징계하지 않아 구청장이 유죄 판결을 받고 직무가 정지된 지역. 정 당선자는 이와 관련해 “법외단체인 전공노가 합법화되면 대화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열리는 더 큰 세상, 가장 살기 좋은 동구’를 슬로건으로 내건 그는 “취임하면 선거 때 내건 8개 분야 55개 공약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5·18 충격에 공부접고 정계 입문▼

정천석 당선자는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후보의 울산선거대책본부장을 맡는 등 영남권 인사로는 드물게 20여 년간 ‘골수 DJ맨’이었다.

울산 동구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 졸업 후 사찰에서 고시 공부를 하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맞았다.

‘광주시민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은 김대중 씨가 집권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그는 공부를 접고 현실정치에 참여했다. 1988년 울산 동구에서 평민당 후보로 13대 총선에 출마해 낙선했다.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 큰 도움을 받은 정몽준 의원과 이때 ‘정적’으로 맞붙었다.

1989년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 때는 제3자 개입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2003년 정 의원이 이끄는 국민통합 21에 입당해 정 의원과 손을 잡았으며 이번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구청장에 당선됐다. 총선에 2번, 지방선거에 5번(구청장 4번, 광역의원 1번) 출마한 끝에 1991년 광역의원(경남도의원) 당선에 이어 값진 결실을 거뒀다. 그는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원칙과 대의를 지킨 끝에 결국 꿈을 이뤘다”고 말하면서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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