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4기 새 단체장에게 듣는다]박광태 광주시장

  • 입력 2006년 7월 11일 0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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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태(63·민주당) 광주시장은 재선에 성공한 지 한달 남짓 지나서 ‘250만 신(新) 광주 메트로폴리탄 건설’ 구상을 들고 나왔다. 이 구상은 광주시가 시를 둘러싸고 있는 나주 화순 담양 장성 등 전남의 4개 시군을 아우르는 국제적 규모의 도시로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것. 이는 선거 당시 ‘희망 광주’ 10대 프로젝트의 하나로 내세웠던 ‘220만 메트로폴리탄 광주 건설’을 확대시킨 개념이다. 그는 3일 취임사를 통해 “250만 신 광주 메트로폴리탄을 건설해 광주와 전남이 영산강을 축으로 공동 번영하는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5일 기자회견에서는 “첨단산업을 꽃피우고 문화수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번영 광주의 신화를 창조하자”고 강조했다. 그의 민선 4기 시정목표는 ‘첨단산업 문화수도 1등 광주 1등 시민’.》

-시민들은 ‘신 광주 메트로폴리탄’ 실현 가능성을 궁금해 하는데….

“지난 반세기 동안 서울은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부산은 낙동강을 거점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이제 21세기에는 영산강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전남도와 함께 건설 중인 공동혁신도시는 메트로폴리탄 형성의 서곡이 될 것입니다. 시 경계와 혁신도시 사이에는 산업단지를 조성해 전남도와 공동으로 산업을 육성시켜 나갈 것입니다. 또한 내년에 제2순환도로를 완전 개통시키고 외곽 시군을 모두 연결하는 제3순환도로 건설이 가시화되면 이 구상을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재선 시정을 이끌어 갈 기본 틀은 무엇인가.

“크게 보자면 첨단과학 산업 집중 육성, 명실상부한 문화수도 건설, 국제도시 발전기틀 마련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미 자리를 굳힌 자동차, 디지털가전, 광(光)산업 등 3대 주력산업을 한층 더 고도화해 지역발전을 이끌어 갈 효자산업으로 키워 갈 것입니다.”

-‘일자리 13만4000개 창출’ 공약은 선거 당시 큰 논란거리였는데 실현가능성이 있는가.

“조금도 부풀리지 않았습니다. 먼저 3대 주력산업 매출액을 2010년 31조 원으로 늘려 8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첨단부품소재 디자인 신에너지 문화컨텐츠 등 4대 전략산업을 통해 1만 개를 늘릴 것입니다. 또한 한전을 포함한 공공기관 이전 및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을 비롯한 문화산업, 대기업 콜센터 유치를 통해 3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게 됩니다. 이는 전문기관 용역결과와 한국은행의 산업별 고용계수를 근거로 산출한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빠져나간 이후 도심상권의 피해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데….

“옛 도청 자리에 건설 중인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 문을 여는 2010년 이후에는 활력이 되살아날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 이전까지 예상되는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대인시장과 남광주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도심 식품접객업소를 지원하는 등 단기대책과 아시아문화전당 및 서석동 영상문화시설 건립, 충장로 특화거리 조성 등 중장기 대책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상주인구가 많이 들어와 도심 주거기능이 회복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동구 지역에서만 43개의 재개발, 재건축, 주거환경개선, 도시환경정비사업을 벌여 나갈 계획입니다.”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인데….

“국민기초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장애인, 노인층 등 소외계층을 위해 당장 하반기부터 재정 확보에 나서겠습니다. 각종 사회복지사업의 확대와 함께 복지예산의 증액이 시급합니다. 소년소녀 가장을 위한 가정위탁지원센터와 이주여성들을 위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등도 새로 운영하겠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이 앞으로 뜻밖의 정치적 중책을 맡게 될 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런 구상이 있는가.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했다시피 민주당의 존립기반은 광주와 전남이고, 두 단체장은 민주당을 살리는 대들보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해 안에 대규모 정계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정치적 경륜을 살려 새로운 수권정당의 틀을 다질 것입니다. 다만 광주가 막 발전의 꽃을 피우는 시점에서 시정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되는 만큼 어디까지나 당을 지원하는 형식이 될 것입니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DJ인연 20여차례 연행구금 수난… 14대때 국회입성 산자위장 지내▼

박광태 광주시장의 40년 정치 인생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빼 놓고 설명할 수 없다.

그의 인생역정은 군사정권 시절 정치권에 뛰어들었던 야당 정치인의 전형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나기 바로 전날인 1980년 5월 17일 밤. 그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 전 대통령의 자택에 있었다. 당시 신군부의 명령에 따라 예비검속에 나선 수도경비사령부 1개 중대병력이 동교동 자택에 들이닥쳐 김 전 대통령을 강제 연행해 갔다. 그는 “수행비서로 선생님을 모시고 있었는데 다짜고짜 들이닥친 군인들에게 총대와 군화발로 얻어 맞고 방 한 구석에 내몰리면서 도무지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고 절박했던 순간을 회고했다.

5·18 이후에는 광주로 내려와 서구 월산동 대성초등학교 부근에 사무실을 내고 ‘김대중 석방’ 등을 주장하며 7년 여의 정치혹한기를 견뎌냈다. 20여 차례 연행과 구금이 반복되는 수난 끝에 14대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 16대까지 내리 3선에 성공하면서 국회 산업자원위원장을 지냈다.

2002년 5월 지방선거 후보등록을 하루 앞두고 광주 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호선 결정에 따라 광주시장 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발로 뛰는 경제시장’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3년 긴급조치위반 혐의로 수배돼 쫓길 때 만난 부인 정말례(57) 여사를 ‘내 삶의 첫 번째 지지자이자 영원한 정치적 동지’로 꼽는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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