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동안 대학에 있다가 구청장으로 직업을 바꿨다는 이성식(57) 부산 북구청장은 “지역에 대한 봉사로 인생을 마무리 한다는 마음으로 활기차게 구정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7800가구로 가장 많은 데다 구 전체 예산 중 복지비 비중이 51%나 돼 생산적인 살림살이가 어렵다”고 지적한 이 구청장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재래시장인 구포시장에 새로 주차장을 만들고, 어린이 보호시설과 장바구니 물품보관소 같은 편의시설을 갖춰 부산의 명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부산 16개 구군 중 15위인 재정자립도(18.2%)를 끌어올리고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2000가구 이상인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9곳과 협의체를 구성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민 위주의 교통 환경 조성을 위해 구포대교∼구포3동 연결도로와 다대항 배후도로, 초정 나들목∼화명동 도로, 초읍터널 및 접속도로 사업을 이른 시일 안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주민들의 행정 편의를 위해서는 민원처리 사후관리 시스템인 ‘해피콜’ 제도를 시행하고, 온라인 공개시스템에 의한 민원처리 상황과 행정 정보를 공개할 방침이다.
△도시관리 △교통행정 △환경관련 △주민편의 등 구청 홈페이지에 접수된 구민들의 건의사항을 분석한 뒤 통계로 작성한 자료를 민원처리 절차에 적용하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이 구청장은 “덕천동과 화명동에 걸쳐 있는 낙동강 둔치에 각종 체육시설과 생태학습장, 민속어촌 체험장, 옛 나루터 등의 시설을 갖춘 낙동강둔치정비사업을 2010년까지 차질 없이 추진해 신명나는 체육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만덕종합사회복지관과 장애인복지관 건립, 보건소 기능 확대로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그가 임기 4년간 추진할 구 살림살이의 하나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행정도 과학”… 예측 가능한 구정 운영 표방▼
이성식 구청장은 동아대에서 화학공학을 가르친 공대 교수 출신답게 “이제는 행정도 과학”이라며 독특한 구정 운영방침을 내걸었다.
통계자료를 전산화해 예측할 수 있는 행정을 펴고, 전공을 살려 환경에 입각한 도시 관리로 행정 혁신을 이루겠다는 것.
그는 행정 경험이 일천하다. 대학교수로서 부산시 산하 환경분쟁조정위원회 위원과 하수도자문위원회 위원, 공무원교육원 강사 등을 지냈을 뿐이다.
그러나 관내 구석구석이 어릴 때부터 뛰놀던 앞마당이어서 문제점이 무엇이고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뭔지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진다는 게 그의 얘기다.
생활신조가 ‘스트레스를 즐기자’라는 그는 “말로 먹고사는 교수에서 주민의 말을 귀담아 듣는 구청장으로 직업이 바뀐 만큼 듣고 또 듣는 귀 큰 머슴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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