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박사는 15일 영국 텔레그래프지 인터넷판에서 “김 위원장은 악성 자아도취증, 편집증, 방어적 공격, 극단적 자기 몰두, 과대망상을 가지고 있다”고 규정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거물은 거물 장난감을 가져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메이저리그의 무기인 핵을 가지고 메이저리그 주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포스트 박사는 “핵실험 시기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려는 김 위원장의 과도한 욕망을 잘 보여 준다”면서 “그는 악의 축의 일원인 이란이 많은 관심을 끄는 것을 보아 왔고 또 이란에 뒤지기도 원치 않는다”고 분석했다.
현재 조지워싱턴대에서 강의하는 포스트 박사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위해 21년간 일했던 인물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등 정치수반들의 심리분석 작업을 수행한 바 있다. 물론 그는 자신이 진단한 ‘환자’와 한 번도 직접 만나 본 일은 없다.
그가 제시하는 북한 핵 해법도 흥미롭다. 백악관에서는 반기지 않겠지만 김 위원장에게서 양보를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그와 대화하는 것이라고 포스트 박사는 지적했다. 대화는 김 위원장이 원하는 위상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안전 불안감을 씻어 주고 안심시킬 것이라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하지만 포스트 박사는 “한국의 햇볕정책은 김 위원장에게 명확히 나약함의 신호로 간주돼 무시당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끝으로 “영화광인 김 위원장은 영화를 통해 자신의 행동과 다른 사람의 반응에 대한 견해를 형성했다”면서 “그는 영화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의 독재자 피터 셀러스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아일랜드 작가 레너드 위벌리의 1955년 소설. 당시 ‘최고의 정치 풍자소설’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1959년 영화로도 제작됐다.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인구 6000명의 소국 그랜드 펜윅은 미국의 싸구려 와인이 자국을 모욕했다며 선전포고를 한다. 전쟁을 선포하고 다음 날 항복하면 미국에서 경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대꾸조차 하지 않았고, 체면이 있는지라 그랜드 펜윅은 중세의 갑옷과 활로 무장한 24명의 원정부대를 뉴욕에 파견한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이들은 미국의 신형 폭탄을 훔쳐 자국으로 돌아오고, 이 폭탄으로 강대국들을 협박해 지원을 얻어 낸다는 게 영화의 줄거리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