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는 지난주 언론 인터뷰에서는 미국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과 일본의 보수세력을 겨냥해 “그 사람들이 북한을 악당으로 만들어 세계 전략의 희생양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북핵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정일 집단과 친북좌파 세력이 주장해 온 음모론을 ‘낡은 레코드’ 틀 듯이 되풀이한 것이다.
북이 “최후에 누가 웃는지 보자”고 호기를 부리며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한 채 핵실험을 강행한 데는 대북 포용정책이 한몫했다. DJ는 2000년 3월 베를린에서 ‘조건 없는 대북지원’을 선언한 뒤 5억 달러의 뒷돈까지 대고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그 덕에 본인은 노벨 평화상을 받았지만 남은 북에 휘둘리고 끌려 다녀야만 했다. 그런데도 정권은 ‘민족끼리’의 깃발을 펄럭이고, 친북단체는 한패거리로 꽹과리 치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어린 학생들에게 친북좌파 의식을 주입했다. 그래서 낳은 것은 남남(南南)갈등과 국민의 안보불감증, 그리고 국제사회에서의 ‘왕따’였다. 김대중, 노무현 두 정권에 걸쳐 북에 제공한 8조 원이 넘는 지원은 결국 핵개발의 밑천이 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 문제에 대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되뇌어 왔지만 뾰족한 제어수단도, 유효한 대북채널도 없이 무기력하게 북의 ‘핵 불장난’을 지켜보는 게 고작이었다. 대북 포용정책의 무력(無力)함을 이 이상 증명할 필요는 없다.
지도자의 사심(邪心)과 그릇된 판단은 두고두고 나라와 국민의 장래에 악영향을 미친다. DJ의 대북정책과 친북행보가 그렇고, 노 정권의 지금까지의 ‘북 비위맞추기 행태’도 그 범주에 든다고 우리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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