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7대 총선 직후 청와대 만찬장에서 주먹 불끈 쥐고 운동권 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던 386 초선의원인 이들에게 특별한 금강산 관광 소감을 기대할 건 없다. 하지만 나라의 존망(存亡)이 걸린 북의 ‘핵 불장난’으로 온 국민이 분노하고 걱정하는 상황을 비웃듯이 쏟아낸 이들의 ‘철부지 논평’은 여당의 수준 그대로다.
관광안내원의 말만 듣고 “금강산은 평온했다”며 여유만만한 여당 의원들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실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아예 관심조차 없는가. 설혹 북한 당국자가 안내원처럼 발언했더라도 “비핵화 운운하며 핵실험이 웬 말이냐”고 따졌어야 정상이다. 북이 핵실험을 하건 말건 그저 ‘믿고 싶은 것만 믿겠다’는 것인가.
작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의원 시절 후원회장이던 극작가 이기명 씨가 3박 4일간 평양을 다녀와 “북한 사람들의 밝은 표정과 유연한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지난날 드라마에) 북한을 살 수 없는 세상으로 그렸던 것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제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보궐선거 지원유세에서 “햇볕정책으로 전쟁의 위험이 없어졌다”며 국민의 속을 또 뒤집어 놓았다. 북이 불과 한 주일 전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한 판국에, 그리고 세계가 긴장하는 상황에서 집권당 책임자가 할 말인가.
더구나 국내 친북좌파 진영의 김정일 집단 편들기는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최근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남측본부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의 선군(先軍)정치를 찬양하는 책을 팔고 있음을 확인해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북한과 친북단체의 주장에 장단이나 맞추고 있는 여당이 과연 국민에게 필요한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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