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북한의 양대 교역국인 중국과 한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 지지 의사를 밝힌 만큼 두 나라와의 교역 차질에서 오는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의 전체 무역액에서 두 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이른다.
○ ‘왕따’가 된 북한 경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북한 경제가 1990년대 중반 수해(水害) 등으로 북한 주민 수백만 명이 사망한 ‘고난의 행군’시절보다 더 심각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북한은 1995년부터 1998년까지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가, 남북경협이 시작된 1999년 6.2% 성장한 이후 2004년까지 플러스 성장을 지속했다.
KIEP는 또 이번 조치로 북한에 대량살상무기 제조와 관련된 물품 반입이 제한되면 기계나 전기 전자, 화학 산업 등 해당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공장과 발전소 수리를 위한 기계 부품과 농기계 등 실제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하지 않는 물품까지 수입이 금지돼 해당 물품을 중간재로 사용하는 분야에서 생산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
조명철 KIEP 통일국제협력팀장은 “북한과 중국 교역이 1% 증가하면 북한 경제성장률이 0.112%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될 정도로 대외 교역이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며 “경제 제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북한 경제가 뒷걸음질 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 식량난과 물가상승 불가피할 듯
유엔 결의로 대북 원조가 대폭 축소되면 북한은 1990년대 중반과 같은 식량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7월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한 수해 때문에 식량 생산량이 10만 t 이상 줄어 올해 식량 부족 물량이 166만 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북 원조 중단으로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이 어렵게 될 경우 북한 주민들은 올겨울을 어느 해보다 더 ‘춥고 배고프게’ 보낼 것으로 우려된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경제 제재로 식량을 비롯한 모든 물자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물가 상승으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북한 붕괴에도 대비해야
북한이 추가로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하면 북한 정권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강도가 더욱 높아지는 것은 물론 북한 정권을 사실상 연명시켜 온 중국과 한국의 지원이 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나 재계가 북핵 문제에 대해 다각적이고 면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대중 정권 이후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이 유화적으로 바뀌면서 10여 년 가까이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 대비한 연구가 공개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한 붕괴에 따른 통일 관련 재정 소요액 연구를 재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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