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교역 1%만 줄여도 北경제 타격…고난의 핵겨울 닥칠 것

  • 입력 2006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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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탈북사태 대비 철책 새로 설치북한과 국경을 접한 중국 단둥 인근 압록강변에 최근 새로 설치된 철책. 중국은 북한 주민들의 대규모 탈북사태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압록강은 물론 두만강변에도 철책을 세우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단둥=AP 연합뉴스
中, 탈북사태 대비 철책 새로 설치
북한과 국경을 접한 중국 단둥 인근 압록강변에 최근 새로 설치된 철책. 중국은 북한 주민들의 대규모 탈북사태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압록강은 물론 두만강변에도 철책을 세우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단둥=AP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4일(현지 시간) 대북(對北)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킴에 따라 북한 경제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북한의 양대 교역국인 중국과 한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 지지 의사를 밝힌 만큼 두 나라와의 교역 차질에서 오는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의 전체 무역액에서 두 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이른다.

○ ‘왕따’가 된 북한 경제

북한은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경제적인 고립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회원국들이 안보리 결의안을 엄격히 적용하면 북한 경제를 전면 봉쇄하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북한 경제가 1990년대 중반 수해(水害) 등으로 북한 주민 수백만 명이 사망한 ‘고난의 행군’시절보다 더 심각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북한은 1995년부터 1998년까지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가, 남북경협이 시작된 1999년 6.2% 성장한 이후 2004년까지 플러스 성장을 지속했다.

KIEP는 또 이번 조치로 북한에 대량살상무기 제조와 관련된 물품 반입이 제한되면 기계나 전기 전자, 화학 산업 등 해당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공장과 발전소 수리를 위한 기계 부품과 농기계 등 실제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하지 않는 물품까지 수입이 금지돼 해당 물품을 중간재로 사용하는 분야에서 생산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

조명철 KIEP 통일국제협력팀장은 “북한과 중국 교역이 1% 증가하면 북한 경제성장률이 0.112%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될 정도로 대외 교역이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며 “경제 제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북한 경제가 뒷걸음질 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 식량난과 물가상승 불가피할 듯

유엔 결의로 대북 원조가 대폭 축소되면 북한은 1990년대 중반과 같은 식량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7월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한 수해 때문에 식량 생산량이 10만 t 이상 줄어 올해 식량 부족 물량이 166만 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북 원조 중단으로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이 어렵게 될 경우 북한 주민들은 올겨울을 어느 해보다 더 ‘춥고 배고프게’ 보낼 것으로 우려된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경제 제재로 식량을 비롯한 모든 물자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물가 상승으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북한 붕괴에도 대비해야

북한이 추가로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하면 북한 정권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강도가 더욱 높아지는 것은 물론 북한 정권을 사실상 연명시켜 온 중국과 한국의 지원이 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나 재계가 북핵 문제에 대해 다각적이고 면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대중 정권 이후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이 유화적으로 바뀌면서 10여 년 가까이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 대비한 연구가 공개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한 붕괴에 따른 통일 관련 재정 소요액 연구를 재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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