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달 중에라도 미일 합동 선박검사 추진"

  • 입력 2006년 10월 17일 1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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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對北) 제재 결의에 따라 미국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에라도 미일 합동 선박검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현지 언론이 17일 보도했다.

선박검사는 한반도 주변과 동중국해 공해 상에서 실시될 전망이어서 북한이 반발할 경우 자칫 무력충돌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일본 언론들은 분석했다.

일본은 당초 북한의 핵실험 사태를 자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주변사태'로 보기 힘들다는 태도를 취했으나 안보리 제재결의안이 채택되자 방침을 바꿨다.

특히 일본은 공해상에서 미군의 후방지원에 머물지 않고 자국 측 해역에서는 공중조기경보기(AWCS)를 이용해 상공에서 선박의 움직임을 감시하다가 의심스런 선박이 발견되면 호위함이 다가가 정선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검색할 계획이다. 공해상에서는 미군 후방지원에 중점을 두겠지만, 일본 측 수역에서는 주도적으로 검색활동을 벌이겠다는 얘기다.

일본 정부는 또 선박검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관련 특별법을 제정하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한 해석을 변경하는 등 그간의 금기를 풀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특별법 제정에는 야당은 물론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반대하고 자민당 안에서도 신중론이 있어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일본은 또 북한이 선박검사에 반발해 미군은 물론 자위대마저 무력충돌 사태에 휘말릴 경우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일본 방위청장관은 16일 중의원 테러방지특별위원회에서 "미군에 대한 급유활동 중에는 어느 쪽에 대한 공격인지 구별되지 않을 수 있다"며 "그 경우 자위대법의 '무기 등 방호' 규정에 따라 반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박검사에 나선 미군을 지원하기 위해 급유활동을 하다 미군이 공격을 받으면 미군을 지원중인 일본도 공격한 것으로 간주해 '집단적자위권'을 행사함으로써 사실상 전투에 참여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북한선박에 대한 검사가 제재효과보다는 동북아의 긴장을 높이고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행사를 용인해주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한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7일부터 시작되는 동북아 순방에서 미국과 일본의 선박검사에 관한 구상을 설명하는데 가장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라이스 장관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은 19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한국 측에 협력을 요청할 전망이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도 17일 기자회견에서 "(2차 핵실험의) 정보는 입수했으나 그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밝혀 미국 정부로부터 모종의 통보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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