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햇볕정책 실패'는 해괴한 이론"

  • 입력 2006년 10월 11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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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DJ) 전 대통령은 11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제기된 '햇볕정책' 실패론과 관련해 "요새 내가 볼 때 해괴한 이론이 돌아다닌다"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선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를 해야 하고 햇볕정책을 공격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 전남대에서 가진 특별강연을 통해 "'햇볕정책이 실패했다' '포용정책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하는데 기억을 더듬어봐도 햇볕정책 때문에 북한이 핵개발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례적으로 이날 아침 노무현 대통령과 전화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왜 포용정책이 죄가 있는가, 포용정책은 남북긴장을 완화하고 악화시킨 적이 없는데 어째서 그렇게 말해야 하는가'라고 (대통령에게) 말했고, 노 대통령도 전적으로 동감을 표한 뒤 '참모회의에서 그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햇볕정책은 남북간에 분명히 성공했고 햇볕정책은 더 성공할 수 있는데 북미관계 때문에 못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정치적으로 흔들면 바른 정책을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여한 일은 정당하게 평가해야 하고, 없는 죄를 있다고 떠들어대야 하는가"라고 반문하고 "햇볕정책은 죄가 없는데 만만한 것이 햇볕정책이라고 이렇게 말하는 것(햇볕정책 실패론)은 타당한 주장이 아니다"며 "햇볕정책의 잘못을 선언하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중단하면 (남북관계가) 더 악화된다"고 주장했다.

남북경협에 대한 '대북 퍼주기' 비판론에 대해서도 그는 "북한과 주고받기로 경협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북한에 엄청난 발을 내디디고 있고 거대한 경제 이권이 있는데 왜 우리가 손을 떼고 나와야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김 전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전망에 대해선 "경제제재로 갈 가능성이 있지만 (군사제재에는) 중국이 단호하게 반대하기 때문에 군사제재로 갈 가능성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이자 민족의 운명을 백척간두로 몰아넣고 있는 행위로 북은 즉각 핵을 포기해야 한다"면서도 "이번 핵실험은 미국의 대북 핵 정책의 실패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핵 문제 해법으로 "미국은 중동에 묶여 전쟁을 할 힘이 거의 없고, 부시 대통령도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무력사용 불가론'을 강조한 뒤 "미국이 북한을 못살게 하니까 북한이 발악적 행동을 하게 된다"며 "미국은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해야 하고, 옳은 일을 위해서는 악마와도 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선 "한미FTA는 근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지만 잘못하면 독이 되기 때문에 약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전날 한미FTA체결지원위 한덕수 위원장을 만나 "한미FTA를 왜 하는가라는 점을 손에 쥐여줄 수 있도록 국민에게 설명해서 덮어놓고 감정적으로 떠들어대는 사람들 때문에 국민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 내용을 소개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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