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국감]사표낸뒤 돌변한 이종석

  • 입력 2006년 10월 27일 02시 53분


장관직 사의를 밝힌 이종석(사진) 통일부 장관은 26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통일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그동안 국회에서 당했던 수모를 갚겠다고 작정한 듯했다.

특히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란과 관련해 자신을 간첩을 뜻하는 ‘세작(細作)’이라고 몰아붙였던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에 대해서는 호통 치듯 반박을 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김용갑 의원. 그는 “이 정권의 목표는 김정일 정권 살리기를 통한 분단의 고착화와 친북 세력의 기반 확대를 통한 체제 훼손”이라고 공격했다.

이 장관이 즉각 반발해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다그친 뒤 2003년 10월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 간첩사건’ 당시 김 의원이 자신을 송 교수의 배후로 지목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제가 명예훼손 소송으로 재판을 하겠다고 하자 의원님이 저에게 전화해서 죄송하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비화’를 공개했다.

이 발언을 막으려는 김 의원에 대해 이 장관은 “말씀 들으세요”라며 목청을 높여 “모든 문제를 색깔론으로 몰고 가고, 또 책임을 안 지려고 하는 것은 아무리 국감장이지만 옳지 않다”고 훈계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노 대통령이 철저하게 북한의 대변인 노릇을 자임하고 있다”고 말한 뒤 6월 광주에서 열린 6·15 민족대축전을 거론하며 “광주는 2박 3일간 완전히 해방구였다”고 열을 올리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김 의원의 사과 없이는 국감을 진행할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날 낮 12시 10분경 정회가 된 뒤 두 차례 속개와 중단을 거듭했지만 사태가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김원웅 위원장은 오후 8시 반경 감사 종료를 선언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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