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IN&OUT]‘집값 외풍’ 안타는 성북동 부촌

추석 이후 서울 강북의 소형 아파트까지 수천만 원씩 오를 때도 집값이 꿈쩍하지 않던 곳이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부촌(富村)으로 손꼽히는 서울 성북구 성북2동. 삼청터널을 지나 삼선교로 이어지는 성북동 언덕배기에는 그룹 총수, 중견 기업인, 재력을 겸비한 고위 관료들이 주로 살고 있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공기가 맑고 전망도 좋지만 이곳은 수년째 시세 변동도 없고 거래도 거의 없다.

성북2동 단독주택 시세는 평당 900만∼1100만 원 선이다. 2, 3년 전과 별 차이가 없다. 최근 몇 달 새 서울 전 지역의 집값이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을 때도 이곳은 오르지 않았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집값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매물도 많지 않다. 사려는 사람들은 간혹 있지만 매도의뢰는 거의 없어 1년에 고작 1, 2건 거래가 이뤄지는 정도라는 것이다. 어쩌다 거래가 성사될 때도 가격 흥정이 벌어지는 법이 없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부자들끼리의 거래여서 그런지 매도자가 제시하는 가격을 한 푼도 깎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매수자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