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부족해 전세를 구한다고 내 집 마련 걱정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전세 계약이 끝날 때 집값이 폭등하면 세입자들의 내 집 마련은 더 힘들어지니까요. 요즘은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꽤 높고 대출 이자도 비싸 집을 사는 데 부담이 큽니다.
그럼 돈이 부족한 직장인들이 자금 부담을 덜면서 집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지름길이 있습니다. 저는 전세를 적극 활용하시기를 권합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이지요.
이 방법은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과 달리 이자 부담이 없고 초기에 투입해야 하는 본인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살 때는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우선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높은 단지를 선택하는 게 유리합니다. 매매가격에 비해 전세금 비율이 높을수록 본인 부담금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값이 같다면 전세금이 높게 형성되는 지역일수록 초기 비용은 줄이면서 높은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하철역, 학교 주변처럼 전세 수요가 풍부한 곳에 집을 사는 게 좋습니다. 세입자와 맺은 전세계약이 끝난 뒤에도 전세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아 추가 부담이 생길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전세금이 오른다면 주택 매입에 들어가는 본인 부담금이 더 줄어 훨씬 유리합니다.
단 서울과 수도권 5대 신도시에서는 1가구 1주택자라 하더라도 ‘3년 보유, 2년 거주’의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집을 살 때는 훗날 한번은 실제로 거주해야 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교통여건 개선과 재개발 등 각종 개발 호재(好材)가 많은 곳일수록 나중에 집값이 올라갈 확률이 더 높다는 점도 잊지 마세요. 적은 부담으로 내 집을 마련하고 시세 차익까지 거둘 수 있다면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니까요.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