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어떻게 하면 집을 가급적 빨리,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을까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격언이 있듯 주어진 여건 속에서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의외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저는 집안 내부를 잘 꾸미는 방법을 권하고 싶습니다. 집주인들 중에는 비싸게 집을 팔고 싶어 하면서도 ‘집’이라는 ‘상품’의 포장을 엉망으로 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주택 수요가 줄어 집을 보러 오는 수요자가 적기 때문에 몇 안 되는 수요자의 마음을 한 번에 잡을 수 있도록 집을 잘 꾸미는 게 중요합니다. 성인 남녀가 처음 만날 때 한껏 멋을 내 외모를 치장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우선 집 안을 깨끗하게 정리 정돈하는 게 기본입니다. 집 안을 말끔하게 청소한 뒤 몸집이 큰 가구나 별로 쓰지 않는 짐은 발코니 등 구석진 곳에 가지런히 쌓아두면 실내가 한결 넓고 훤해 보입니다.
벽지가 오래돼 찢어지거나 색깔이 심하게 바랬다면 약간의 돈을 들여 도배를 다시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화사한 색상의 새 벽지로 도배만 하더라도 집안 분위기가 확 바뀌는 경험을 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도배를 하면서 현관 벽 등 칠이 필요한 곳에 페인트칠까지 함께 하면 효과는 더욱 높아집니다.
이때 화장실을 말끔히 꾸미는 것도 중요합니다. 화장실 관리를 소홀히 하는 분들이 많지만 화장실은 그 집의 전체적인 관리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척도가 됩니다. 변좌나 변기뚜껑이 깨져서 덜렁거리는지, 거울은 귀퉁이가 깨지지 않았는지, 세면대와 욕조는 막히지 않았는지 등을 잘 확인해 문제가 있으면 고쳐야 합니다.
이렇게 고치다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겠다는 걱정을 할 수도 있지만 투입된 비용만큼은 집값에 포함해 받을 수 있으니 너무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수요자가 흐린 날이나 저녁 시간에 집을 보러 온다면 실내 조명등을 많이 켜 집 안을 밝게 하는 게 유리합니다.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주택도 수요자에게 다가가는 첫인상이 거래 성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수요자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집의 가치를 최대한 높인다면 집을 제값에 빨리 팔 수 있는 확률도 그만큼 높아질 겁니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