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가 수십 만 채에 이른 가운데 인기지역에서조차 신규분양아파트 계약 포기가 잇따르고 있다. 기존 아파트 시장도 강남을 비롯한 서울 주요 지역에서 급매가 속출하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이러한 현상은 정부가 분양 및 매매시장에 새로운 제도를 도입·시행하면서 시장이 조정기를 겪는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고물가와 함께 대내외적으로 시장 불안요인들이 곳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클수록 기회도 많은 법. 2008년 하반기 상황을 기회삼아 ‘부동산 시장의 달인’이 되는 방법을 알아보자.
지난해 9월 청약가점제가 도입되고 민간택지로 분양가상한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분양 시장은 과도기적 현상을 보이고 있다.
건설사들이 상한제 아파트 공급을 미루면서 아직까지 본격적인 상한제 주택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여기에 원자재 값 인상에 따른 단품 슬라이딩제 도입과 토지매입비 상승 등으로 상한제 아파트가 나와도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분양가 수준은 기대만큼 저렴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이런 상황에서 아파트 당첨을 희망하는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져 많은 수요자들이 매입보단 관망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에겐 올 하반기가 기회일 수 있으며 청약가점 10점대로 인기 아파트에 당첨될 수도 있다.
실제 올해 들어 수도권에서 1순위에 마감한 중소형 아파트 중 청약가점 15점 이하의 낮은 당첨 커트라인을 형성한 주택이 다수 있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두산위브, 서초구 반포1동 반포자이가 대표적이며, 경기 용인 신봉동 센트레빌, 성복동 수지자이2차, 힐스테이트3차, 성복자이2차, 마북동 동양파라곤 등도 이런 경우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가 높았던 인천 서구 경서동 청라지구에서도 ‘호반베르디움’의 당첨 커트라인이 9점을 기록하면서 청약가점 15점 이하로 1순위 마감 아파트에 당첨된 청약 고수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따라서 본인의 가점이 낮더라도 인기 지역 아파트에 소신껏 청약해 보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청약통장이 없거나 재당첨 금지 등에 해당하는 수요자라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알짜 미분양 아파트의 이삭을 줍기 위해 발품을 파는 것도 좋다.
매매시장에서 내 집 마련 또는 갈아타기를 희망하는 수요자들은 매도자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매수자우위 시장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강남권에서 급매가 속출하고 있고, 새 정부 최고 수혜 상품으로 부각되며 상한가를 치던 뉴타운, 재건축 아파트 등도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으로 수익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따라서 매수를 희망하는 수요자들은 이러한 시장 분위기와 매도자들의 불안 심리를 최대한 활용해 주택 매매 시 장기전으로 가면 협상 기술에 따라 수천만 원을 아낄 수 있다.
다만 시장 불안 요인이 많을수록 월별 실거래가 상황이나 거래량 추이, 매물 수, 호가 등을 꼼꼼히 분석하고 직접 현장을 답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복합적인 변수가 많은 부동산 가격은 무작정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에서 매수세가 붙어 바닥이 다져지면 다시 견고한 가격 저항선을 형성하기 때문에 적절한 매매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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