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특집]현장에서/고교선택제,서울 부동산지도엔 무풍?

  • 입력 2008년 9월 25일 02시 45분


“2010년부터 고교선택제가 시행되면 굳이 강남의 비싼 아파트로 이사 갈 필요가 있을까요?” (내년에 자녀가 중학교 입학하는 40대 주부)

최근 부동산업계는 고교선택제에 주목하고 있다. 고교선택제란 서울의 중학생들이 고교를 진학할 때 사는 곳과 관계없이 고등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중요 요소인 학군에 혹시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교육환경은 부동산 가격형성의 절대적인 요소다. 인기 고등학교와 학원가가 밀집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노원구 중계동 등은 주변에 비해 아파트 가격이 비싸다. 실제 서울의 ‘교육특구’ 중 한 곳인 서울 양천구 목동권은 고교선택제가 실시될 것이란 정부 발표 이후에 아파트 가격이 일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고교선택제가 예상만큼 인기 학군에 따라 형성된 서울의 부동산 지도를 바꿔놓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 이외 학군에 속한 학생들이 강남 학군에 들어갈 수 있긴 하지만 강남 학군에 속한 학생들이 여전히 학교 배정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입시 경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요 명문대학의 입학률에서 강남 일반고보다 특목고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최근 추세다. 학군 수요는 점차 인기 중학교와 특목고 입시 학원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미세하게나마 고교선택제가 부동산가격을 조정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부동산업계의 한 전문가는 “가령 서울 송파구 잠실권은 경기고 등이 있는 강남구 삼성동 쪽으로 통학할 수 있는 거리인 데다 저렴한 전세 물량도 많아 고교선택제가 실시되면 삼성동의 수요가 잠실로 넘어갈 수 있어 집값이 일부 조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