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특집]청약，‘체크리스트’를 확 바꿔라

크게 바뀐 ‘룰’… 마이홈 전략 더 꼼꼼 치밀하게

《올해 새 아파트를 청약 받아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은 청약 전략을 새로 짜야한다. 다음 달부터 아파트 청약 제도가 대폭 바뀌기 때문이다. 수도권 택지개발지구의 지역우선공급 비율이 13년 만에 바뀌고 신혼부부 등에게 먼저 배정되던 특별공급 물량도 조정된다. 2월 말 모집 공고가 나올 위례신도시부터 새로운 청약 제도가 적용된다. 새 제도가 적용되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위례신도시나 서울 강남 보금자리주택의 청약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달라진 청약 자격과 당첨 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 청약에 나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기-인천주민 서울 입성
사실상 ‘위례’‘보금자리’ 국한

특별공급 치열한 경쟁 예고
8월부턴 청약통장 필수
빨리 가입, 가점 끌어올려야

○ 인천·경기 주민, 위례신도시나 강남 보금자리주택 적극 공략

2월 말부터 수도권 66만 m² 이상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적용되는 지역우선공급 비율이 바뀐다. 서울 대규모 택지지구에 들어서는 주택은 지금까지 100%가 서울 시민에게 우선 공급됐지만 앞으로 50%로 줄어든다. 나머지 50%는 수도권 주민 전체에 청약 기회가 돌아간다. 반면 경기·인천은 지역우선 물량이 30%에서 50%로 늘어난다. 특히 경기 지역은 30%가 해당 주택건설지역(시·군)에, 20%가 경기 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이에 따라 경기·인천 주민들은 청약이 불가능했던 강남 보금자리주택에 청약 자격이 생긴 것은 물론 청약할 수 있는 위례신도시 물량도 늘어난다. 반면 서울 시민의 당첨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서울과 경기 성남·하남시에 걸쳐 있는 위례신도시는 종전대로라면 서울 시민이 송파구 물량(1만4880채)을 독점하고 성남(1만644채)과 하남(7240채)에서 분양되는 주택의 70%를 경기·인천 주민과 같은 조건에서 청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송파구 물량의 50%인 7440채만 우선 배정받고 성남·하남시 물량은 절반인 8942채만 청약 기회가 생긴다.

당장 다음 달 말부터 사전예약을 받는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2400채는 송파구에 들어서기 때문에 1200채만 서울 시민에게 우선 공급되고 나머지 50%는 수도권 거주자 모두에게 청약 기회가 생긴다. 부동산써브의 함영진 실장은 “위례신도시에서 서울 시민의 청약 경쟁은 예전보다 2배 이상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4월로 예정된 강남구 세곡2·서초구 내곡지구 등 강남권 2차 보금자리주택도 서울 시민의 청약 몫이 50%로 줄고 나머지 50%를 놓고 수도권 거주자가 경쟁한다. 스피드뱅크 조민이 팀장은 “청약통장 납입액이 높은 경기·인천 주민은 위례신도시나 강남 보금자리주택을 공략해볼 만하다”며 “경기 주민은 서울 외에도 남양주 진건지구, 부천 옥길지구 등 경기 지역 보금자리주택의 20%가 우선 공급되는 만큼 적극 청약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서울 주민은 당첨 확률이 낮아진 만큼 서울만 고집하기보다 경기·인천이나 청약 외에 일반 아파트 매매, 경매, 재개발 등에도 눈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청약 제도가 바뀐다고 인천·경기 주민이 서울에서 분양하는 모든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용지 면적이 66만 m² 이상이라도 재개발, 뉴타운 사업으로 짓는 아파트나 서울 강서 마곡지구처럼 도시개발사업으로 짓는 주택은 제외된다. 따라서 경기·인천 주민이 청약할 수 있는 서울 아파트는 사실상 위례신도시와 보금자리주택으로 제한되는 셈이다.

○ 신혼부부, 생애최초 특별공급…자격 조건 완화돼 경쟁 높아질 듯

특별공급 관련 내용도 확 달라진다. 다자녀 및 노부모 부양 가구 대상의 우선공급이 특별공급으로 통합된다. 또 전체적으로 특별공급 물량은 감소하는 반면 대상자는 늘어나 청약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선 특별공급 가운데 공공주택은 전체 공급량의 70%에서 63%로, 민영주택은 43%에서 23%로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민영주택 공급 비율이 30%에서 10%로 대폭 줄지만 공급 대상 주택 규모가 전용면적 60m² 이하에서 85m² 이하로 확대돼 실제 공급 물량은 더 늘어난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 임신한 신혼부부도 청약 대상자에 포함돼 당첨 문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결혼 3년 내 출생 신고(입양 포함)를 마친 자녀가 있으면 1순위 청약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자녀가 있거나 임신한 신혼부부면 결혼한 지 3년 이하는 1순위, 3년 초과∼5년 이하는 2순위로 청약할 수 있다.

‘생애최초주택 특별공급’은 까다로운 청약 조건으로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비해 청약경쟁률이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 소득 기준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80%에서 100%로 완화되기 때문에 청약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기준 4인 가구의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은 427만6642원이다. 주택을 한 번도 구입한 적 없는 무주택자라면 소득 명세서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결혼 3년 내 신혼부부로 자녀수가 적다면 사실상 당첨을 기대하기 어려워 소득요건이 완화된 생애최초특별공급 청약을 함께 고려하거나 유망택지보다는 차상위 입지의 택지를 노리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또 8월부터는 철거민과 장애인을 제외한 모든 특별공급에서 청약통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청약통장 가입을 서두르는 게 좋다. 공공주택 특별공급은 청약저축에 6개월 이상 납입해야 하고 민영주택은 청약예·부금이나 주택청약종합저축 6개월 이상 가입에 서울·부산은 300만 원, 광역시는 250만 원, 시·군은 200만 원 이상을 납입해야 한다.

무엇보다 특별공급에 도전할 때는 청약 가점을 최대한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배점표(자녀수, 가구 구성, 무주택 기간, 해당 시·도 거주기간, 만 6세 이하 영유아 가산점 등)에 따라 점수가 높은 순으로 당첨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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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