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세단의 진화…겉은 나쁜남자 속은 젠틀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3월 16일 06시 40분


인피니티 Q70(3.7 가솔린 모델)은 럭셔리 퍼포먼스 세단 세그먼트에서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고급 세단의 기준인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은 물론 운전자의 의지를 100% 반영할 수 있는 스포츠카 수준의 퍼포먼스도 갖추고 있다. 사진제공|인피니티
인피니티 Q70(3.7 가솔린 모델)은 럭셔리 퍼포먼스 세단 세그먼트에서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고급 세단의 기준인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은 물론 운전자의 의지를 100% 반영할 수 있는 스포츠카 수준의 퍼포먼스도 갖추고 있다. 사진제공|인피니티
■ 인피니티 Q70 시승기

BMW 폭발적 퍼포먼스·벤츠 편안함 닮은꼴
휠강성 높여 승차감 업·방진 댐퍼 소음 억제
더욱 넓어진 그릴·안개등은 LED 타입 변신
전방추돌경보·차선이탈방지 첨단 안전장치


최근 인피니티가 보여주는 변화는 놀랍다. 한 때 유럽 세단에 밀려 고전하던 인피니티는 지난해 Q50 출시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 Q50이 보여준 인피니티만의 독특한 디자인과 뛰어난 퍼포먼스는 다시 한 번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당연히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그 변화는 인피니티의 최상위 플래그십 세단인 Q70에 이르러 극대화됐다. Q70은 인피니티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농밀하게 녹여낸 모델이다. 인피니티는 여타 브랜드와 지향점이 다르다. 세단일지라도 스포츠카에 필적하는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설계한다. 제주 일대의 산악과 해안도로에서 Q70의 진수를 직접 경험해봤다.

인피니티 Q70의 실내 공간. 고급 가구 느낌을 주는 옻칠 기법의 우드 트림은 수작업으로 완성된다. 쾌적한 드라이빙을 가능하게 하는 포레스트 에어시스템도 장착되어 있다.
인피니티 Q70의 실내 공간. 고급 가구 느낌을 주는 옻칠 기법의 우드 트림은 수작업으로 완성된다. 쾌적한 드라이빙을 가능하게 하는 포레스트 에어시스템도 장착되어 있다.

● 차세대 Q세단 디자인의 결정체

인피니티는 새로운 ‘Q’ 명명체계에 따라 기존 M세단을 Q70으로 개명했다. 디자인도 더 매력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올드한 신사의 이미지를 벗어내고, 더 강렬하게 인상을 바꿨다.

우선 전면부 매쉬 그릴이 인상적이다. 더 와이드하고 커진 그릴 디자인은 보다 트렌디해 보이면서도 고성능의 이미지를 강조한다. 상하 안개등도 LED 타입으로 바꿨고, 테일 램프도 면발광 타입 LED로 교체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측면 디자인은 더 매력적이다. Q70은 앞부분이 길고 트렁크 부분은 짧은 ‘롱 노즈 쇼트 데크(Long Nose Short Deck)’ 스타일을 채용하고 있다. 전형적인 스포츠 쿠페 디자인이다. 플래그십 세단이라고 점잔을 빼지 않고 오히려 더욱 역동적인 라인을 통해 특별함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호오가 엇갈릴 수 있지만 사실 인피니티의 정체성은 이처럼 역동적인 디자인에 있다.

● BMW의 퍼포먼스와 벤츠의 편안함 다 잡았다

자동차에서 부드러운 승차감과 강렬한 주행 퍼포먼스는 양립하게 어려운 요소다. 그런데 Q70은 이 두 가지 요소를 절묘하게 녹여냈다. Q70은 저속에서는 벤츠와 같은 부드러운 승차감을, 고속에서는 드라이빙 머신이라 불리는 BMW의 칼 같은 스티어링휠 감각과 민첩함을 보여줬다. 최고급 세단의 부드러운 승차감 혹은 높은 출력의 고성능 스포츠 세단 어느 쪽을 원해도 이를 아우를 수 있도록 세팅됐다.

실제로 시승차인 3.7 가솔린 모델은 333마력의 고출력을 발휘하면서도 코너링이나 고속 직진 주행 모두에서 놀랄만한 안정감을 보여줬다. 이는 인피니티의 디자인과 무게 배분 철학이 원동력이다. 인피니티가 롱 노즈 쇼트 테크라는 역동적인 디자인을 채택한 것은 앞뒤 무게 배분과도 관계가 있다. 인피니티는 BMW가 앞뒤 무게 배분 50:50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앞이 약간 더 무거운 세팅을 이상적이라고 여긴다. 이유는 분명하다. 앞이 약간 더 무거워야 고속으로 코너링에 진입할 때 앞바퀴의 접지력을 더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보다 더 예민한 턴인이 가능하다. 비교적 도로 폭이 좁고 굴곡이 심한 제주의 산악도로에서 Q70이 보여준 기민한 코너 공략 능력은 인피니티라는 브랜드를 다시 보게 만들만큼 인상적이었다.

자동 모드에서도 충분한 스포츠 드라이빙의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더 인상적인 것은 수동 모드다. 인피니티는 수동 모드에서 일반적인 브랜드들처럼 일정 rpm이상에서 자동으로 다음 단수로 기어가 변속되는 시스템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 저단에서 9000rpm까지 rpm을 올려도 자동으로 기어 변속이 되지 않기 때문에 차량이 가진 출력을 운전자가 고스란히 통제할 수 있는 것이다. 인피니티는 ‘운전자의 판단과 의지를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퍼포먼스를 지향하는 브랜드다운 철학이다.

Q70에 사용되는 V6 DOHC VQ37 엔진은 지금까지 한 번도 리콜 경력이 없는 검증된 엔진이다. 이처럼 고 RPM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세팅했으면서도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인피니티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인피니티가 최근 Q70을 론칭하면서 ‘아는 사람만 알아주길 바란다’는 슬로건을 내건 것도 이 같은 특징과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다.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서킷을 질주하는 스포츠카처럼 맹렬한 드라이빙을 하다가도 기어 단수를 낮추고 서행을 시작하면 마치 음소거가 된 것처럼 차량이 고요해진다.

인피니티가 M세단을 Q70으로 바뀌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핸들링과 승차감, 소음 진동 감소다. 특히 소음 진동 감소를 위해 흡차음제를 대폭 보강했다. 특히 가장 소음이 많이 올라오는 엔진과 변속기 부분을 더 신경 썼다. 또 뒤쪽 트렁크의 스페어 타이어 공간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억제하기 위해 이 부분에도 방진 댐퍼를 사용했다.

승차감의 비밀은 휠에도 숨어있다. 휠 강성이 부족하면 차량 소음도 커지는데 인피니티는 Q70의 휠을 디자인하면서 비틀림을 최대한 억제하는 디자인을 채택해 휠 강성을 높이고 소음을 더 줄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부드럽고 고요한 승차감은 실제 시승에서 고스란히 체감할 수 있다. 고속에서는 더욱 탄탄한 승차감을, 저속에서는 작은 요철의 잔 진동까지 흡수하는 이상적인 승차감이 느껴진다.

● 첨단 안전 및 편의사양도 대거 보강

Q70에는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다운 안전 및 편의사양이 대거 장착되어 있다. 안전 사양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전방 추돌 예측 경고 시스템이다. 전방에 주행하는 차량은 물론 그 앞 차량의 상대적인 속도와 거리까지 감지해 계산하는 세계 최초의 시스템이다. 사고의 위험이 예측될 경우 운전자에게 시청각 경고를 보낸 후 안전벨트를 조여 준다. 만약 이 때도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인텔리전트 브레이크 어시스트 기능과 연계해 브레이크를 제어하며 필요에 따라 차량을 완전히 정지시킨다.

차선 이탈 방지시스템도 한 단계 앞서 있다. 70Km 이상 속도로 주행 시 운전자가 방향 지시등 조작 없이 차선을 벗어나면 경고음을 내보낸다. 이후에도 핸들 조작을 하지 않을 경우 차량 다이내믹 컨트롤(VDC: Vehicle Dynamic Control)과 연계해 각 바퀴의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 차량이 진행하던 차선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다.

뉴 Q70 3.7익스클루시브 모델은 도쿄과학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탄생한 ‘포레스트 에어시스템(Forest AirTM System)’을 적용해 더욱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차량에 내장된 센서를 통해 실내의 온도뿐 아니라 통풍, 냄새, 그리고 습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실내 공기를 정화시켜주는 기술이다. 또 시트 등에 흡착되어 있는 냄새까지 제거하는 뉴 플라즈마클러스터 이온(New Plasmacluster ion)도 장착되어 있다. 차량 운행 후 15분이 경과하면 스트레스 지수가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것이 인피니티 측의 설명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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