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이 기자] 국내 소주업계의 라이벌 진로소주와 그린소주가 일본시장에서 한바탕 격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79년 진출한 진로소주가 일본애주가들에게 탄탄한 기반을 다져놓은데 이어 두산의 그린소주가 「경월그린」이라는 이름으로 95년말 일본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
진로소주는 지난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매년 40∼50%씩 성장, 작년 총수출액이 3천5백만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그린소주는 입성원년인 작년 1천5백10만달러어치를 수출, 「진로 따라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시장에서는 소주가 한병에 소매가 8백엔(약5천6백원), 업소판매가 3천엔(약2만1천원)으로 국내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기 때문에 이들 업체들에는 포기할 수 없는 대형시장이다.
특히 재일교포들이 주로 찾던 과거와는 달리 일본인 애주가에게도 일반화되자 양사가 작년부터 TV광고를 시작하는 등 치열한 시장다툼을 벌이고 있다.
[마케팅전략]
▼진로〓그동안 소주의 당도를 국내 시판용의 10분의 1로 낮춰 일본인 취향에 맞춰왔으나 지난95년부터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국내용과 같은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불고기 김치 그리고 진로소주」라는 이미지를 구축, 현재 소주 단일품목으로는 일본내 4위로 올라섰다. 가시마주류도매회사와 주류메이커 메르시안의 유통망을 이용해 전국의 야키니쿠(일본식불고기)전문업소 등에 기반을 다지고 있다. 주된 고객층인 중년층에 이어 최근 젊은층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공략중이다.
▼경월그린〓진로진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클럽이나 스낵 등 고급술집을 집중공략, 양주와 같은 고급술이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하고 있다. 올초부터는 진로소주를 취급하는 도쿄지역의 야키니쿠전문업소를 직접 방문, 경월그린소주를 함께 비치해주도록 판촉활동도 벌이고 있다.
일본의 대주류회사 산토리와 손잡고 도소매 유통망에도 대대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광고전략]
▼경월그린〓일본시장 후발업체로 작년3월 먼저 TV광고를 시작, 한햇동안 10억엔(약70억원)을 광고비로 지출했다. 광고에서는 설악산을 배경으로 한 여자모델이 나와 「우리나라의 맛은 아직 반밖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라며 한국에는 진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경월도 있다는 점을 은근히 강조한다.
특히 한국의 명산 설악산의 천연수로 만들었다는 점도 강조, 자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부드러운 맛」을 부각시킨다. 일본 덴츠사가 일본인모델을 기용해 제작했다.
▼진로〓작년10월 뒤늦게 TV 및 인쇄광고를 시작, 젊은층을 겨냥한 광고로 젊은 모델을 등장시켜 「진로소주는 즐거운 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TV광고에서는 젊은 샐러리맨이 퇴근길에 「술한잔 하러 가자」라고 제안하는 짧은 멘트로 진로소주가 젊은 층들도 즐겨 마시는 술이라는 점을 부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