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이야기]그린소주와 스미노프 보드카

  • 입력 1998년 9월 6일 20시 37분


신문광고는 잠깐 지나가는 TV광고와 달리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 이런 장점을 살리려면 독자의 눈길을 끄는 시각적 요소와 마음을 움직이는 카피가 중요하다.

최근 일간지에 게재되고 있는 그린소주 시리즈광고(웰콤 제작)는 특이한 디자인과 ‘부드러운 세상 만들기’를 주제로 한 문구가 인상적이다.

소주 한잔의 힘을 빌어 남을 욕하는 술버릇에서 벗어나 ‘우리 서로 부드럽게’ 살자는 것.

이런 의도를 전달하는데 긴 말은 필요없다. 소주병에 붙은 상표를 떠올리게 하는 녹색 정사각형과 하얀 원. 여기에 양을 등장시켜 ‘부드러운 술 한잔’에 ‘늑대도 양이 된다’거나 구멍난 바위에 술을 따르며 ‘바위도 뚫는다’는 한마디를 적을 뿐이다.

국내신문에서 볼 수 없던 정사각형 광고를 채택하면서 적절한 음주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

해외의 술광고 중에는 음주를 통해 드러나는 인간의 이중성과 다양한 행태를 재미있게 그린 것도 있다.

영국의 스미노프 보드카 광고는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사람과 사물을 술병으로 비춰보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는 기발한 설정으로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일례로 높은 건물에서 떨어지는 사람을 받기 위해 서있는 구조대원을 술병을 통해 보면 펄펄 끓는 가마솥 앞에 서 있는 식인종이라는 식.

이밖에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받기 위해 벽난로 앞에 걸어둔 양말을 술병으로 보면 늘씬한 여자가 신은 스타킹이 되는 등 술의 속성을 파격적으로 그려 유명 광고제에서 여러 차례 상을 탔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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