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강자 미원을 꺾은 조미료 미풍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풍에서 다시다로 이미지를 변신하는 데 성공했지만 20대 시절 모델(김혜자)을 60대가 다 되도록 계속 노출시킨 바람에 마치 중년 이상의 주부층이 사용하는 조미료로 젊은 층에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구축된 브랜드는 분명히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라나는 새로운 소비자층에게 매력을 줄 수 없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늙은 브랜드가 되고 말죠.”
경제발전에 따른 시장의 성숙도 브랜드 중요성을 한층 높여주는 요인이다. 예전과는 달리 품질과 성능, 가격면에서 제품간에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에 브랜드 파워가 곧 구매력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설명한다. 예컨대‘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카피로 유명한 ‘스피드011’은 016 017 018 019 등과 비교해 실제로는 통화성공율이 비슷한 데도 모두들 잘 터진다고 인식한다. 이는 사업초기 경쟁사들이 제대로 통신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시절 선발업체의 이점을 살려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놓았기 때문. 안전한 차하면 바로 볼보를 떠올리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상당수 국내기업들은 브랜드를 식별부호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의 브랜드를 체계적으로 관리 발전시키려는 생각이 부족하죠. 그러나 세계시장을 겨냥하는 기업이라면 강한 브랜드 파워는 필수입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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