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업계에 광고 덤핑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가뜩이나 돈을 벌지 못해 고민하는 닷컴기업들이 ‘눈앞의 작은 이익’을 쫓느라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어 업계가 제살깎아 먹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가을들어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정가보다 낮은 단가를 제시, 광고를 따내려는 업체가 크게 늘고 있다. 계약물량외 전체의 20∼30%를 덤으로 제공하는가 하면 아예 한달간 공짜로 광고를 돌려주겠다는 식으로 경쟁사의 광고주를 빼앗으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났고 있다.
더구나 대형 웹사이트들이 이러한 광고 덤핑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광고를 제외하곤 뾰족한 수익모델을 갖추지 못한 중소 닷컴기업들의 몰락이 부추겨지고 있다는 지적.
A사 광고담당자는 “올해 인터넷광고시장 규모가 당초 예상치의 절반 수준인 8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면서 “하나둘씩 떨어져나가는 광고주를 붙잡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덤핑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덤핑광고전은 경기악화에도 불구하고 계속 늘어나는 페이지뷰(방문량측정단위)와 감소하는 광고주간의 불균형에도 상당한 원인이 있다.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나 단가가 낮아지기 때문.
그러나 자연스러운 단가 하락의 정도를 넘어 인위적인 저가공세에 더 큰 원인이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B사 담당자는 “무리한 경쟁을 하지 말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경쟁업체는 얼마에 해준다는’라는 식으로 광고주가 먼저 가격을 싸움을 붙이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C사 관계자는 “한번 떨어진 광고단가를 다시 끌어올리는 일은 대단히 어렵다”면서 “이기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덤핑공세가 계속된다면 광고를 수익모델로 하는 대다수 닷컴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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