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화장품 브랜드들은 다 어디 갔을까. 70, 80년대 히트했던 이 상품들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탄생한 지 2∼3년이 되면 다른 제품에 자리를 내주던 것이 화장품 브랜드의 운명이었다. 신제품의 홍수 속에 소비자들은 지난해 썼던 제품을 올해 다시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달라졌다. 화장품 회사들이 ‘브랜드도 자산’이라는 마케팅 전략으로 오래 가는 브랜드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
광고 ‘산소같은 여자’로 유명한 ¤태평양의 마몽드는 올해로 시장에 나온지 10년째를 맞았다. 아직도 연간 700억원의 매출을 올려주는 효자 브랜드다. 처음 나왔을 때는 20대 여성들에게 사랑받았으나 고객과 함께 성장해 지금은 30대를 겨냥한다. 10년간 모두 7400만개가 팔려 우리나라 여성들이 한번씩은 사용한 브랜드가 됐다. 라네즈도 7년째를 맞았다. 현재 판매량이 가장 많은 브랜드.
LG의 이자녹스와 라크베르도 올해로 각각 7년, 6년째가 되었다. 처음엔 로션 스킨등 기초화장품이 나왔으나 요즘은 화이트닝 링클케어 등 기능성 화장품에 색조 화장품들까지 제품을 다양화했다.
LG생활건강 마케팅전략팀 최진희대리는 “화장품 회사들이 브랜드 파워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면서 “머지 않아 랑콤이나 샤넬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LG 드봉 이지업은 국내 인지도가 떨어지자 동남아로 판매선을 돌려 베트남에서는 화장품 브랜드 파워 1위가 되었다.
설립 10여 년만에 업계 3위로 뛰어오른 코리아나는 처음부터 브랜드 가치를 소중히 여겨 성공한 경우다. 90년 첫 브랜드를 회사 이름과 같은 코리아나로 하면서 이중 광고 부담 없이 착실히 성장해왔다. 최근엔 생명공학 기술을 응용한 자연보습인자 등으로 내용물을 업그레이드하고 외장도 달리해 방문판매를 계속하고 있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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