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가 하강세로 돌아서면서 광고가 줄었으나 연간 기준으로 작년은 근래 보기드문 호황이었다는 평가다.
5일 한국광고단체연합회가 펴낸 ‘2000년 광고계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광고주들이 4대매체에 집행한 광고비는 5조9504억원으로 99년의 4조8053억원보다 23.8% 늘었다.
매체별로는 신문 광고비가 16.7% 증가해 3조3919억원으로 가장 많고 △TV 2조698억원(증가율 35%) △잡지 2771억원(26.5%) △라디오 2114억원(44.9%)의 순.
전파매체 광고비의 증가율이 인쇄매체를 앞지르면서 4대매체중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99년 65.1%에서 61.7%로 줄어들었다. 반면 TV 광고시장은 사상 처음 2조원대로 커졌다.
▽방송광고 연중 호황〓지난해 방송 광고비는 20년전인 81년(1197억원)보다 20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극심한 불경기 여파로 ―34.6%의 하락세를 나타냈던 방송 광고시장은 99년 43.3% 성장에 이어 지난해에도 30%대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했다.
지난해 방송 광고비가 불어난 것은 △시드니올림픽 특수(特需) 효과가 컸고 △대구 광주방송 등 지역민방이 광역화됐으며 △CBS 등 라디오 방송의 지방국이 문을 열면서 수주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방송사별로는 MBC가 32.3% 증가한 892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KBS는 6723억원(증가율 38.0%), SBS는 4744억원(36.9%)을 나타냈다.
▽신문은 상반기 호조, 하반기 침체〓인쇄매체는 작년 한해동안 ‘냉탕’과 ‘온탕’을 두루 거쳤다.
경기가 좋았던 2·4분기(4∼6월)에 8870억원의 광고매출을 올렸던 신문업계는 초여름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로 3·4분기(7∼9월) 실적이 8000억원선으로 곤두박질쳤다. 잡지광고도 상반기에는 인터넷 열풍에 힘입어 IT(정보통신기술) 관련잡지를 중심으로 물량이 밀려들었지만 하반기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적어도 1·4분기(1∼3월)중에는 광고경기가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다만 광고업계 일각에서는 하반기부터 국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경우 광고시장이 경기 흐름보다 다소 앞서는만큼 올 2·4분기(4∼6월)를 고비로 광고시장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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