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속옷광고 모델들은 만들어진 ‘인공 미인’인 경우가 많다. 광고회사들이 최대의 광고효과를 위해 상당히 손을 댄다. 몸매가 좋은 A급인 경우라도 20∼30% 가량 몸을 ‘변형’해야 한다. 일반 모델들은 50%이상 리터치를 한다. 예전엔 주로 사진을 현상해 필요없는 부분을 오려내는 방법을 많이 썼지만 요즘엔 컴퓨터로 거의 모든 작업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팬티 광고. 사실 아무리 날씬한 사람이라도 몸에 꽉 끼는 팬티를 입으면 살이 삐져 나온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하면 이 ‘여분의 살’을 잘라내는 일은 순식간이다.
브래지어 광고도 비슷하다. 브래지어는 가슴의 볼륨감과 라인은 물론 가슴과 맞닿은 겨드랑이선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뛰어난 전문모델이라 할지라도 이 ‘3박자’를 제대로 갖추기 힘들다. 어쩔 수 없이 가슴을 확대하고 라인을 다시 그리는 ‘대수술’을 하게 된다.
모델들의 다리길이도 변형된 경우가 많다. 그래픽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다리 늘리는 것 은 손바닥 뒤집기처럼 쉽다. 허리를 줄이는 것은 마찬가지.
움직이는 동영상도 변형이 가능하다. TV광고는 촬영 필름을 하나하나 모두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작업한다. 그러나 고쳐야 할 것이 너무 많으면 하는 수 없이 고칠 곳이 상대적으로 적은 전문모델을 부른다. 전문모델이 모델료는 일반모델의 2배 수준이다.(300만∼500만원)
또 국내 모델보다 신체조건이 좋은 서구인을 많이 쓴다. 요즘엔 모델료가 상대적으로 싼 러시아나 동구권 모델이 인기. 이들은 대부분 취업관련, ‘법적인’ 문제가 걸려있고 여러군데 ‘겹치기 출연’을 하기 때문에 보통 얼굴은 찍지 않는다.
가장 변형이 어려운 것은 피부의 질감 고치기. 추운 날씨에 촬영할때는 ‘닭살’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촬영장 온도를 올려놓는다. 모델은 촬영 전날 속옷을 하나도 입지 않은 상태로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살에 속옷 자국이 남으면 화장이나 그래픽으로 숨기기가 어렵기 때문.
한 광고회사 관계자는 “실물보다 몸매가 예쁘게 나왔다며 모델이 감사전화를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따라서 여성들이 광고만 보고 주눅들 필요는 없다”고 털어놓았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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