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약 400조원의 매출을 올린 신용카드 업계는 올해 2000억원의 광고 예산을 쏟아 부을 계획이어서 최근 몇 년간 광고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동통신부문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비자 인터내셔널 코리아는 중국의 유명 여배우 장쯔이를 모델로 기용한 새 TV광고를 만들어 이달 초부터 방송에 내보내고 있다.
영화 ‘와호장룡’과 ‘러시아워2’로 유명한 중국 여배우 장쯔이가 고급 레스토랑에서 수프를 먹다가 “너무 짜다”며 불만을 털어놓자 주방장과 종업원들이 화를 내고 이에 화가 난 장쯔이가 화려한 무술을 선보이며 격투를 벌인다는 줄거리.
영화 ‘매트릭스’를 제작한 브루스 헌트 감독이 제작을 맡아 홍콩에서 총 100여명의 스태프와 엑스트라가 동원돼 4개월 만에 완성됐다.
LG카드는 드라마 ‘겨울연가’로 상한가를 치고 있는 탤런트 배용준을 모델로 쓴 광고를 지난달부터 내보내고 있다. LG카드는 그동안 탤런트 이영애를 앞세운 광고가 너무 여성층만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평가를 의식해 남성 모델을 기용하고 CM송도 록밴드 싱어 윤도현을 써 남성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삼성카드는 광고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커플로 평가받고 있는 영화배우 정우성과 고소영을 앞세워 LG카드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대카드는 영화 ‘두사부일체’로 스타가 된 영화배우 정준호와 영화 ‘소름’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장진영을 모델로 내세워 광고전에 뛰어들었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최고의 광고카피로 뜨고 있는 탤런트 김정은의 ‘부자되세요’에 이어 앞으로 어떤 전략으로 광고를 끌고 갈지 고심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주카피인 ‘비씨로 사세요’보다 ‘부자되세요’가 더 뜨는 바람에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후문.
국민카드는 모델료 8억원의 거물 야구선수 박찬호를 내세운 CF로 승부를 걸고 있고 이정재를 모델로 쓰던 외환카드는 탤런트 송윤아를 추가 기용해 카드업계 광고전에 가세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공격적인 광고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한국의 신용카드 시장이 그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 한국 신용카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400조원)의 1.5배 수준인 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카드사들은 올 1월 한달간 138억원의 광고비를 쓴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82억원에 비해 68.3%나 늘어난 규모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