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광고회사들도 그동안의 ‘연인’간 사랑 이야기에서 벗어나 ‘가족’으로 서서히 눈을 돌리고 있다.
연인을 소재로 한 광고가 20, 30대 소비자들을 겨냥했다면 가족 광고는 더 넓은 소비자층에 호소한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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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에서 가족으로〓현대자동차의 신차 ‘뉴베르나’ 광고(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 제작)에는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 최진철 선수(31)가 출연했다.
고된 훈련을 끝낸 뒤 뉴베르나를 타고 가족에게 돌아오는 최 선수. 아들의 축구화 끈을 묶어주고, 아이들의 뽀뽀를 받는다. 차의 성능이나 이미지를 강조한 다른 자동차 광고와 달리 최 선수의 가족 모습이 화면 대부분을 채웠다.
제작팀은 자연스러움을 위해 최 선수의 아들 완길군(5)과 딸 은녕양(2)을 직접 출연시켰다.
제작팀 관계자는 “최 선수가 가족으로 다시 돌아와 느끼는 행복감을 제품에 투영시켰다”며 “주말마다 가족으로 돌아오는 직장인들에게 큰 공감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TV방송이 끝난 한국맥도날드의 ‘할머니’ 편(레오버넷코리아 제작)도 가족의 의미를 강조한 수작이란 평을 받고 있다.
햄버거를 사온 할머니와 그녀를 반갑게 맞는 가족들의 표정에서 ‘맥도날드〓가족의 행복’이라는 공식을 끌어냈다. 또 할머니에게 햄버거 가격을 알려주는 점원을 통해 ‘각 햄버거를 1500원에 판다’는 마케팅 행사 정보를 확실하게 전달했다.
▽기업 이미지를 따뜻하게〓가족 광고를 통해 제품과 기업의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광고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IMT-2000 ‘해변-9시 시보(時報)’ 편(제일기획 제작)에서는 회사에 남은 아버지가 휴대전화기 화면으로 해변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IMT-2000의 화상전화 기능이 ‘우리 가족’에게 어떤 효과를 주는지 보여주는 것. 가족의 이미지는 낯선 신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을 날려버렸다.
삼성전자의 기업이미지 광고인 ‘또 하나의 가족’ 편(제일기획 제작)도 장기 두는 할아버지와 저녁식사를 준비한 며느리의 휴대전화 통화를 통해 차가운 전자회사의 이미지를 ‘가족’의 따뜻함으로 덮었다.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 기획팀 정태성(鄭泰成) 차장은 “주5일 근무제 확산으로 가족 단위의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며 “광고도 주5일제의 핵심 키워드인 가족과 레저를 소재로 한 것들이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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