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구가 떠오른다/슬로바키아 현장]죽은 두브체크는?

  • 입력 1997년 2월 11일 20시 17분


[브라티슬라바〓김창희 특파원] 알렉산드르 두브체크는 지금도 슬로바키아인들의 가슴 속에 살아있다. 지난 68년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의 서기장으로 「프라하의 봄」을 주도했던 그는 서방에 가장 잘 알려진 슬로바키아인이었다. 지난 92년9월 체코 슬로바키아의 분리 직전 의문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지 않았더라면 올해 76세인 그가 「100% 대통령이 됐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두브체크를 사랑합니다. 그가 있었더라면 국민들을 민주적으로 통합했을 겁니다』(회사원 밀로시 바스코) 『당시 두브체크가 대통령이었더라면 결코 두 나라가 분리되지 않았을 것이고 우리가 지금처럼 국제적으로 희미한 존재가 되지도 않았을 겁니다』(과학아카데미 파벨 카라스 교수) 대통령 아들의 납치사건이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고 연정 내각 정파가 이해관계에 따라 다투는 요즘 상황에서 「큰 지도자」에 대한 그리움이 절실해지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두브체크는 사회주의의 길을 걸으면서 민주주의와 민족주의 색채도 함께 가져 슬로바키아인들에게 호소력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언론인 미하엘 프랑크는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상대방을 「비민족적」이라고 낙인찍는 일은 결코 나라의 장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두브체크가 살았더라면 오늘 우리에게 주었을 교훈』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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