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청약은 어디서 하지?」 「어디긴 어디야, 주택은행이지」.
집없는 서민들에게 내집마련의 창구역할을 해온 주택은행이 오는 9월 민영(民營)시중은행으로 탈바꿈한다.
『국책은행으로서의 주택은행은 이제 막을 내립니다. 주택금융에 강한,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는 일류 상업은행으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申明浩(신명호)주택은행장은 9일 은행 창립 30주년을 맞아 민영화 이후의 주택은행 미래상을 설명하느라 상기된 표정이었다.
『임시국회에서 주택은행법이 폐지되면 9월중 시중은행으로 「간판」을 바꿔달게 됩니다. 이달중 3억달러의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 런던증시에 상장하면 정부지분도 22%로 대폭 줄어듭니다』
주택은행은 지난 30년간 국내 총주택의 45%를 웃도는 4백73만가구의 주택건립 자금으로 55조원을 공급했다. 자본금 1백억원, 1백78명의 직원으로 출발해 지금은 자본금 1조원, 4백80개 점포에 직원수 1만1천명의 대형은행으로 성장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천1백여억원으로 어느 시중은행보다 많다. 하반기에는 증권사와 신용카드회사를 설립,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다진다는 계획. 문제는 그동안 독점적으로 취급해온 주택청약이 내년부터 시중은행에 허용되면 주택은행의 주택금융업무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점. 신행장은 『매년 회수되는 2조원의 대출금 등 풍부한 재원을 바탕으로 민영화 이후에도 주택금융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