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브라운 주한(駐韓)영국대사(52)는 16일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영국의 사례로 볼 때 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조치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기득권층의 반발을 무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76년 무리하게 파운드화를 방어하다 외환이 고갈돼 IMF의 지원을 받았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브라운대사는 기업의 과다투자로 대외신인도가 약화된 한국과 저투자―오일쇼크로 구제금융을 신청한 영국은 원인은 다르지만 외환위기의 전개과정은 놀랄 만큼 닮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화위기에 직면한 영국도 중앙은행이 파운드화 방어에 나서 외환보유고를 고갈시켰으며 집권 노동당은 가능하면 IMF 구제금융을 받지 않으려고 미국과 유럽의 상업은행들로부터 50억달러를 들여왔으나 신뢰는 회복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영국정부는 이후 IMF협상팀의 예산 통화긴축 요구와 여신확대에 대한 강력한 통제, 파운드화 평가절하 요구 등에 대해 내각과 국민여론이 반발했으나 결국 제임스 캘러헌 총리가 IMF 지원프로그램을 수용키로 결정했다.
브라운 대사는 『당시 영국이 IMF를 설득, 프로그램 이행조건을 완화시키려 했으나 이는 현명한 방법이 아니었으며 개혁조치들이 결국 영국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명되면서 여론의 저항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박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