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정보화 현장]현대백화점 「자동발주시스템」

  • 입력 1997년 7월 4일 21시 11분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서울 압구정 본점의 식품 창고를 여직원 휴게실로 개조했다. 재고량이 크게 줄어들어 여유공간이 생겼기 때문. 하루종일 서서 근무하느라 다리가 퉁퉁 붓기 일쑤인 여직원들이 이를 반겼음은 물론이다. 이 여직원 휴게실은 이 백화점이 지난달부터 본격가동한 「자동발주 시스템」이 가져다준 「선물」이다. 수도권 4개 점포의 식품매장에서 공산품을 대상으로 실시중인 이 시스템은 재고량 산출과 발주를 전산자동화한 것. 식품매장의 5천여가지 품목은 매일 판매량에 의해 재고량이 자동집계되고 발주량은 재고량을 토대로 자동으로 산출된다. 발주량은 요일과 계절 등 각종 변수까지 감안해 나오게 돼 있다. 이렇게 계산된 발주량은 물류회사인 한국물류 서버로 모인다. 여기서 다시 부가가치통신망(VAN)을 통해 각 협력업체로 주문이 입력되면 납품업체는 이를 받아 물류센터로 입고한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과정에 전화나 전표가 끼여들 여지는 전혀 없다. 현대는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작년 5월부터 1년여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유통업에서 가장 낙후된 것이 바로 재고 발주 분야입니다. 그러다보니 이 분야에 대한 축적된 노하우가 없어 자력으로만 해결해야 했습니다』(崔明福·최명복 전산실 차장) 고생끝에 얻어낸 자동발주는 그만큼 위력을 발휘했다. 먼저 백화점은 창고보관기간을 7일에서 4일로 줄였다. 금액으로는 8억∼10억원에서 2억3천만원선으로 떨어져 연간 1억5천만원의 비용이 절감됐다. 판매원들은 재고파악업무에서 「해방」됐다. 협력업체들도 한국물류만을 상대하면 돼 일손을 많이 덜었고 수요량 예측도 가능하다. 현대는 이 성과에 고무돼 화장품 피혁류 액세서리 등도 다음달에 자동발주를 도입할 예정이다. 현대는 이달초 백화점 사장과 협력업체간에 인트라넷도 개설했다. 「위드라인(With Line)」이라는 이름의 이 시스템은 인터넷 쌍방 비밀통신으로 협력업체들이 사장에게 건의, 시정사항을 직접전달하거나 비리고발 등을 하는 일종의 「핫라인」. 현대는 또 95년부터 「고객과의 약속」을 전산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고객조사결과 「직원들이 깜빡 잊어버리는 등 약속을 안 지킬 때 가장 불만스럽다」는 지적이 나와 시작한 작업이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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