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리포트］외국주주 영향력커져…투명경영으로 대처

올들어 외국인들의 국내주식 투자가 활발해져 2, 3월의 12월 결산법인 주주총회에서 이들이 주주로서의 목소리를 한껏 높일 것으로 보인다. 증권거래소는 13일 보고서에서 “일부 우량 상장기업들은 외국인 지분이 국내 최대주주 지분을 넘어섰다”며 “기업 경영개선을 요구하는 외국인들의 발언권이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일 현재 외국인 지분합계가 국내 최대주주 지분보다 많은 회사는 주택은행 아남산업 SK텔레콤 삼성전자 국민은행 기아자동차 하나은행 LG전자 LG화학 조흥은행 등 10여개. 외자도입법에 따라 외국인 1인당 소유지분 한도가 10%로 제한된 상황에서 당장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기는 어렵더라도 불합리한 경영관행과 지배구조를 개선하라고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법과 증권거래법에 규정된 소수 주주권은 △주주제안권 △임원해임 청구권 △대표소송 제기권(이상 1%이상 보유자에 인정) △주총소집 청구권 △회계장부 열람권(이상 3%이상 보유자에 인정) 등이 있다. 거래소는 이번 기회에 기업경영 체질을 바꾸는 장기적인 대응전략을 권유했다. 사외(社外)이사 및 감사제를 도입, 문책을 당하기 전에 주주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켜야 한다. 결합재무제표를 만들어 계열사간 상호지급보증을 해소, 기업회계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 즉 배당 성향을 선진국 수준인 70∼80%로 높이고 수익성이 낮은 계열사에 대한 출자도 자제해야 한다. 거래소 고완석(高完錫)이사는 “무엇보다 경영자가 ‘내 회사’라는 의식을 버리고 ‘주주의 회사’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