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리포트］『어음할인 장애가 흑자도산 주원인』

중소기업들의 주요 결제수단으로 활용되는 어음제도가 금융위기로 할인이 제대로 되지 않아 흑자도산의 원인이 되고 있어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산업연구원 백낙기(白洛基)연구위원은 18일 ‘중소기업 금융 원활화 방안’에서 96년 중소기업 대금결제에서 어음이 차지하는 비중이 △구매 47.7% △판매 55.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92∼96년 5년간 중소기업이 제품을 판매할 때 대금을 어음으로 받은 비율은 평균 57.0%에 달했다. 어음 규모도 커져 96년 국내 전 산업 어음발행액수의 국내총생산(GDP)대비 비중이 23.4%로 88년 11.5%보다 2배 이상 늘었다. 96년에는 어음기일이 △구매 94.5일 △판매 98.8일로 장기화하고 최근 은행들이 어음할인을 기피해 중소기업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이 심화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 자금난이 심각해지면서 부도 기업 어음을 받은 기업들은 경영내용이나 실적과 관계없이 흑자도산할 위험이 커졌다. 백연구위원은 어음 공신력을 확보하고 유통규모를 제한하면서 어음의 기능을 단계적으로 축소, 장기적으로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현금 결제 비율을 납품액 대비 50% 이상으로 법률에 규정하고 현금비율을 매년 늘리면서 어음 만기일을 60일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백연구위원은 “정부가 현금결제비율과 어음만기일 가이드 라인을 정하고 정부가 발주하는 건설과 물품구매에 이 기준을 지키는 업체들만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