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백년을 내려온 전통에다 현대식 유통체계만 갖추면 남대문시장은 세계 최고의 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김사장의 신념은 확고하다.
김사장은 남대문 시장의 ‘현대화’를 위해 1천4백여개 점포가 입주할 예정인 메사에 기발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층 전체를 전문 디자이너 매장으로 특화시킨다는 것. 디자이너들에게 싼 값에 점포를 내주는 대신 고급 브랜드를 양산케 함으로써 메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전략. 또 상인들에게 마케팅 기법 등을 교육하는 ‘패션 비즈니스 칼리지’도 개설할 계획이다.
“상인들은 ‘장사하기도 바쁜 데 무슨 공부냐’고 하지만 국제적 시장이 되려면 상인들도 새롭게 변화해야 합니다.”
김사장은 대상그룹(옛 미원) 입사 7년만에 이사로 승진해 화제를 모은 인물. 평사원이던 그를 임대홍(林大洪)창업회장이 눈여겨보았다가 임성욱(林盛郁)부회장과 함께 직접 경영수업을 시켰다. 대상이 작년 메사를 별도법인으로 독립시키면서 30대에 사장에 올랐다.
그는 타고난 장사꾼이다. 고교 졸업 이후부터 붕어빵장사 우유보급소 컴퓨터학원 등으로 상당한 돈을 벌었다. 갈비집을 할 때는 고기를 건물 뒤에서 태워 손님들이 냄새에 끌려 오게 하는 상술까지 발휘했다.
“메사를 세운다고 하자 다들 미쳤다고 말리더군요. 그러나 24시간 문을 여는 남대문시장은 상품성이 충분합니다.제 장사꾼 경험을 살려 반드시 세계적인 쇼핑타운으로 키우겠습니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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