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닥터]「틈새시장」찾아야 성공…반짝 신종사업『낭패』

  • 입력 1998년 3월 16일 19시 38분


사업에 실패하는 사람중엔 ‘막차를 탔다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방송 등 언론매체의 발달로 어떤 업종이 좀 ‘뜬다’ 싶으면 삽시간에 비슷한 점포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전국이 유행병을 앓는다. 한 동네에 하나 정도의 점포가 생겨 돈을 좀 버는가 싶었는데 몇달 지나지 않아 가까운 곳에 경쟁 점포가 생겨 제 살 깎아먹는 식의 영업에 돌입한다.

자연히 신종 사업의 생명이 짧아지고 그 사업에 뛰어든 사람이 함께 공멸할 확률이 높아진다. 쇠고기 뷔페점이 그랬고 즉석탕수육점이 그랬다. 비디오가게나 책대여점도 마찬가지.

막차를 타는 창업자의 심리는 ‘편승심리’ 또는 ‘횡재심리’다. 남이 잘 된다고 하니까 나도 그 업종만 창업하면 큰 어려움 없이 돈을 벌겠구나 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막차를 탔다가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비어있는 시장에 눈을 돌려야 한다. 틈새마케팅(니치마케팅)이 바로 그것. ‘전문화된 특정분야’로 알려진 ‘니치’라는 말에는 ‘남이 모르는 목좋은 낚시터’라는 의미도 있다. 잠재수요는 있는데 그 수요를 만족시켜주는 사업이 아직 없는 분야를 찾아서 창업을 한다면 성공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일반 방향제 시장에 ‘장소에 맞는 향기’라는 개념을 도입한 향기마케팅사업, 분유회사들이 독식하던 획일화된 이유식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맞춤 이유식사업, 개소주 흑염소일색이던 건강원 사업에 민물고기 건강액 수요가 있다는 점을 발견한 민물고기 건강보즙액사업등이 좋은 예.

틈새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시장선발업체를 인정해 주고 선발업체가 보다 나은 노하우와 서비스로 시장을 개발해 나가도록 격려해주는 의미도 있다. 남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따라서 손쉽게 창업하면 함께 망하기 십상이다.

숨어 있는 새로운 틈새를 발견하는 것, 그것은 과잉투자의 낭비를 없애고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는 창업방식이다.

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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