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세요]성공해도 마음은 우울한데…

  • 입력 1998년 1월 6일 20시 19분


《서른한살된 전문직 여성입니다. 세살된 아이, 아파트와 차도 있고 남편과의 사이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들 부러워합니다. 배부른 소린지 모르지만 제 문제는 조금도 행복하지 않고 우울한 데 있습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여우의 신포도처럼 현대인이 따고 싶은 포도는 수없이 많습니다. 성공 학벌 돈과 명예 전문직의 매력…. 그 포도를 따려고 뛰고 또 뛰지요. 재미있는 것은 포도를 따먹은 여우의 입장입니다. 먹어보니까 포도가 시어터졌거든요. 한동안은 남들이 부러워해주는 것으로 참아볼 만합니다. 그러나 매일 바쁜 스케줄이 잡혀있고 세련돼 보이는 전문인의 생활 뒤에 자신이 사라져버린 공허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잡아온 짐승을 배부르게 나누어 먹은 후 아이들을 거느리고 동굴 앞에 누워 떠도는 구름을 바라보던 원시인의 기질이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행복해지고 싶으면 햇볕이 따뜻한 일요일에 가까운 산에 가보세요. 나무 몇그루만 있는 조그만 동산이라도 좋습니다. 어쩐지 친근감이 드는 나무 아래 앉아 신발을 벗고 구름을 바라보세요. 아이는 어떻게 하느냐고요. 데려갈 수도 있고 남편에게 맡길 수도 있겠지요. 남편이 따라 나선다면 같이 못갈 이유도 없고요. 산에 가서 나무 아래 앉을 때 신발 벗는 것, 잊지 마세요. 우애령(작가·카운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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