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계통의 일을 하는 30대초반 독신녀입니다. 독신을 고집하거나 대단한 사랑의 상처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맞선 본 남자가 적극적으로 다가오는데 호감은 가지만 열정적 사랑의 느낌은 오지 않습니다. 아무 감정도 안생기는 사람하고 맹물 마시듯 결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왔지만 나이 걱정도 돼 갈등이 생깁니다. 사랑의 감정을 기다리는 태도에 문제가 있는 걸까요? 다른 사람들 말처럼 너무 포기를 못하고 콧대를 세우는 것일까요?
▼ 답 ▼
시인 릴케의 말처럼 어느날 갑자기 라일락 꽃잎처럼 다가오는 순수한 사랑이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타이타닉’의 두주인공 잭과 로즈같은 사랑이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 많지는 않습니다. 낭만적 사랑의 특질은 ‘내 앞에 다른 사람을 두지 말라’는 절대적 배타성입니다. 때문에 열렬한 사랑은 저절로 비극성을 내포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와 달리 결혼이라는 화분에 조그마한 씨앗을 심어놓고 정성껏 물을 주어 키우는 소박한 사랑도 있습니다. 열정적인 사랑을 기다릴 것인가, 호감을 느끼는 정도에서 그만 결혼하는가 하는 것은 당신의 선택입니다. 정말 중요한 점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선택에 책임을 지는 인생의 꿋꿋한 자세일 것입니다.
우애령(작가·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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