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코리아/마틴 유든]英내핍예산에도 국제원조는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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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3시 00분


지난주 동아일보를 포함해 많은 한국 언론은 영국 정부가 발표한 재정지출 계획안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이 발표한 이 계획안에는 앞으로 5년 동안 영국의 모든 정부 부처 예산을 결정하고, 정부 지출을 총괄적으로 검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안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의 예산 감축을 담고 있으며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약 50만 명의 공무원을 축소하기로 하는 등 ‘혁명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계획안으로 영국은 장기적인 재정 안정성을 확실히 보장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영국 정부가 발표한 국방안보 검토 계획안 역시 국제 평화 및 안보 유지를 위한 영국의 중심적 역할과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영국 정부가 내놓은 재정지출 계획안의 내용은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영국 국민에게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재정지출 계획안이 영국의 대외, 외교 및 국방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한국을 포함한 영국의 주요 동맹국과의 관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재정지출 계획안에 앞서 영국 정부는 전략적 국방안보 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안은 영국 정부의 국방, 안보, 정보 수집 및 개발 그리고 외교정책 등을 포괄적이고 전략적으로 검토한 최초의 계획안이다. 영국의 국방안보 계획안은 전략적 국방안보 정책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잘 조율되고, 믿을 만한 구조 및 과정을 수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예산 감축 과정에서 국방 및 국가안보 예산은 최대한 보호하는 쪽으로 지출 계획안을 결정했다. 국방안보 예산은 다른 부처 예산의 삭감 규모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긴축이 단행될 것이다. 감축이 단행된 뒤에도 영국은 국방 예산 규모 기준으로 세계 4위의 군사력을 유지할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문제는 앞으로도 영국 국방부의 최우선 과제로 다루어질 예정이다. 한국을 비롯한 국제보안유지군(ISAF) 소속 국가와 긴밀히 협력해 아프간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따라서 아프간 내 임무 수행을 위한 예산은 재정 긴축안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실 영국 정부는 아프간 내 급조폭발물(IED) 위협 방지 시설, 무인정찰기, 다목적 헬리콥터 등 감시 기능 강화를 위한 장비 조달 등을 위해 오히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영국 정부는 많은 분야에서 예산지출 삭감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국제개발원조 부문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우선순위를 둬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개혁안은 영국의 국제원조 예산 규모가 2013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0.7%대에 육박하도록 만드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여러 정부지출 부문에서 큰 감축이 예상되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아직도 수백만 명의 인구가 하루에 1달러도 되지 않는 돈으로 살고 있다. 영국의 어려운 국내 문제를 이유로 이들을 그냥 간과할 수 없다”면서 국제원조에 대한 영국의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국제개발원조 수준을 2015년 내에 GDP의 0.25%까지 올리겠다는 한국 정부의 계획을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

예산 삭감에도 불구하고 국제원조에 대한 영국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은 한국 정부와 협력을 지속하는 데 변함없는 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한국의 해외 파병 임무 수행과 국제개발 원조를 위한 끊임없는 지원과 노력은 영국 정부가 추구하는 목표 달성과 한국과의 끈끈한 동맹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마틴 유든 주한 영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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