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약이야기]시럽 해열제는 냉장보관해야…

  • 입력 2001년 1월 7일 18시 02분


어떤 약이 좋은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은 많지만 효과적인 약 보관법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약 보관법은 약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약을 잘못 보관하면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약은 우선 안전하며 건조하고 서늘한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먹는 약과 외용약을 따로 보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약이 습기를 머금거나 열을 받으면 유효성분의 분해가 촉진돼 물리 화학적으로 안정성을 잃게되고 약효가 떨어진다. 따라서 욕실 선반이나 자동차 내부에는 약을 보관하지 말아야 한다.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는 단순히 약효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분해 과정에서 독성물질이 생겨 간 손상을 일으킨다. 색깔이 변했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는 약은 버려야 한다.

제약회사는 약의 변질을 막기 위해 설명서에 적절한 저장 조건과 유효기간을 명시하고 있다. 유효기간이란 적절한 저장 조건을 갖춘 곳에서 약품의 효능, 함량의 순도 등이 유지될 수 있는 기간을 뜻한다.

용기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약은 유효기간 동안 습기 빛 공기 등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용기에 담겨있다. 따라서 용기를 함부로 바꾸는 것은 금물. 예를 들어 햇빛을 쬐이면 효과가 많이 떨어지는 약품은 갈색용기를 사용해 보관해야 한다.

약병 뚜껑은 연 뒤 곧바로 닫는 것이 좋다. 공기 중의 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휘발성이 강한 약은 약효 성분이 공기로 날아가 약효가 떨어질 수 있으며 반대로 외용액제는 수분이 증발하면 약물의 농도가 진해진다. 진한 외용액제는 지나친 자극으로 피부를 발갛게 달아오르게하거나 물집을 만든다.

대부분 시럽제는 실온에서 2∼3년간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제조되어 있으므로 특별한 주의사항이 없다면 반드시 냉장 보관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시럽제는 설탕물과 같아서 세균이 번식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따라서 해열제와 같이 상비약으로 장기 보관할 경우는 세균의 오염을 막기 위해 냉장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분말 형태로 제조돼 복용 직전에 물을 섞도록 되어 있는 약은 약효 성분이 물에 녹으면 불안정해진다. 물에 섞은 뒤 냉장 보관하면 약효 감소를 줄일 수 있다.

최경업(삼성서울병원 약제부장·약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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