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즉시 원문을 찾아 자세히 분석했다. L사는 이미 나의 포트폴리오상의 주요 종목중 하나였지만 이 뉴스가 국내에 보도되면 추가적인 주가상승 호재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매수주문을 냈다. 그러나 시장에 정보가 퍼지지 않은 탓인지, 아니면 호재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L사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장이 끝날 때까지 주가가 오르지 않아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이 뉴스가 다음날자 일부 신문의 가판 경제면 머리기사로 보도된 것을 보고 “역시 내가 제대로 투자결정을 했군”하면서 손뼉을 쳤다. 다음날 상한가를 은근히 기대하며 차익 일부를 실현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다음날 내 기대와는 달리 L사 주가는 상한가를 치지 못한채 동시호가때 장중 최고가를 기록한 후 계속 약세를 보였다.
L사에 추가로 투자한 시점은 프로그램매도가 강화되는 약세장이었고 L사가 지수관련주여서 시장의 반응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나는 이 점을 철저하게 분석하지 못했다. L사 정보는 장기적으로 주가에 반영되겠지만 나로선 당장 차익을 내는데 실패한 셈이다.
투자자들은 정보를 입수했을 때 나름대로 판단을 한 뒤 투자한다. 정보에 의한 투자는 대체로 단기적인 성향을 갖는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투기’가 아닌 ‘투자’인 이상 인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보에 의존해 투자할 때는 다른 투자자들이 나와 똑같은 판단을 해야 기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투자자들이 동일한 판단을 할 것으로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너무 단기적인 성과는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투자는 공정한 게임이다. 따라서 정보는 투자 참고사항일뿐 결정요인은 아닌 것이다. 노력없는 승리는 없다.
장동헌<한국투자신탁 주식운용 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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