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놓은 신형 오실로스코프(전류진동기록장치)는 세계최초의 인터넷 접속형에다 크기도 대폭 줄인 첨단제품. 원격검침기 칼로리측정기 등도 이미 기술력을 평가받았다.
현재 개발중인 트랙볼 마우스 내장형 노트북 컴퓨터는 또 하나의 야심작. 마우스 커서 이동에 애를 먹는 기존 노트북의 단점을 개선한 제품으로 고비용 탓에 상용화가 안되던 단점을 말끔히 해결했다.
“그동안 기술개발에 들인 공이 이제 서서히 결실을 맺는 단계에 접어든 셈이죠.”
부부인 장형서(張亨瑞) 이영남(李英南·여) 공동사장은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서현은 종업원 150명 규모의 중소기업이지만 경영 기술개발 업무체계 등에서 대기업 못잖은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췄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점은 부부사장의 독특한 ‘분업경영’. 직장 동료로 만나 결혼한 장―이사장은 88년 회사를 설립하면서 ‘안팎’으로 역할을 나눴다. 엔지니어 출신인 장사장은 ‘안’에서 연구개발 분야를 책임진다. 그는 공장 2층의 연구소에서 하루종일 연구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신제품 개발에 몰두한다. 반면 영업통인 부인 이사장은 국내외 바이어들을 공략한다. 잦은 해외 출장도 이사장의 몫이다.
남녀 역할이 뒤바뀐 듯하지만 장사장은 “아내는 처녀 시절부터 영업쪽에 베테랑이었고, 나는 엔지니어 출신이니 당연한 게 아니냐”고 반문한다.
서현의 기술력은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서 나온다. 기술개발 인력이 총 28명으로 전체 직원의 무려 20% 가깝다. 공장내 연구소 외에 서울대 내에도 별도의 연구소를 설립했다.
서현은 또 회사내 업무시스템과 작업라인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을쉼없이해왔다.회사규모가 커지면서 업무연락 속도가 늦어지자 근거리통신망(LAN)을 깔아 대기업식의 시스템을 갖췄다.
공장의 작업라인도 여러차례 수정작업 끝에 나온 작품. 1자 L자 ㄷ자형 등 갖가지 변형을 거친 끝에 동선(動線)이 최소화되는 지금의 U자 형태를 갖췄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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