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기업간거래(B2B)가 많은 건자재기업들은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유명하다. 한국의 까다로운 소비자 입맛을 맞춘 국내 건자재 브랜드는 해외시장에서 제품경쟁력은 물론이고 끊임없는 연구개발(R&D)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 세계를 호령하는 대표 건자재기업
냉장고나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가전제품 표면에 쓰이는 LG하우시스의 고광택 시트는 전 세계 시장의 65%를 차지하는 제품이다. 1994년 고광택 시트시장에 진출한 LG하우시스는 1999년 당시 세계 1위 업체이던 일본 리켄 사를 제치고 10년 넘게 현 위치를 지키고 있다.
1999년부터는 중국 톈진(天津)에 생산법인인 ‘LG신형건재’를 세워 중국 내 가전회사인 하이얼을 비롯해 중국 냉장고제품의 80%에 해당하는 물량을 확보했다. 미국, 중국, 유럽 등지에도 판매법인을 운영하며 LG전자, 삼성전자를 비롯해 GE, 월풀, 지멘스 등 국내외 유수의 가전회사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LG하우시스의 아크릴계 인조대리석 ‘하이막스’도 월드베스트로 꼽히는 주력제품이다. 1995년 인조대리석 사업에 뛰어들며 국내시장을 석권한 LG하우시스는 2005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조지아에 생산공장을 세우는 등 지속적인 글로벌화를 통해 1조 원 규모의 전 세계 아크릴계 인조대리석 시장에서 듀폰 사에 이어 2위의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 초일류 정밀화학기업을 향해 도약
KCC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도료전문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국내 최초로 실리콘 모노머 상업생산에 성공한 기업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돌에서 뽑아낸 석유’로 알려진 실리콘은 모래와 탄소를 반응시켜 금속실리콘을 만들고 여기에 다시 염화메탄을 반응시켜 만드는 소재다. 우주항공 산업에서부터 태양전지, 반도체, 자동차, 건축, 의료제약, 전기전자, 화장품 등 4000여 개 제품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KCC가 2003년 국내 최초,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실리콘 생산에 성공하기 전까지만 해도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던 제품이다.
실리콘은 태양광이나 반도체용 웨이퍼로 사용되는 폴리실리콘과 같은 무기계 실리콘, 실리콘 오일, 실리콘 레진 등 유기계 실리콘 제품으로 나뉘는데 KCC는 연산 3만 t 규모의 전주 실리콘 모노머 공장 가동에 이어 7만 t 규모의 대죽 실리콘 모노머 공장을 추가 증설해 가동하고 있다. 2012년까지 규모를 연산 20만 t으로 늘려 세계 4대 실리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유기실리콘 사업의 성공적 출항에 이어 무기실리콘인 폴리실리콘사업에도 진출한 KCC는 올 2월 충남 서산에 연산 6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공장을 준공하며 본격적인 양산에 나섰다. KCC는 이번 대죽 폴리실리콘공장 준공을 계기로 품질 면에서도 ‘11-나인(99.999999999%)’ 수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제품 생산기술력을 갖추고 초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생산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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