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내로 한국에 들어갈 테니 관련업체 사람과 만날 수 있게 해달라”는 다급한 부탁이었다.
상대방은 한국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탓에 하필이면 설 연휴기간으로 일정을 잡았다.
신씨는 부랴부랴 10여개 업체와 연락을 취한 끝에 한 회사 대표와 J사간 면담을 주선할 수 있었다. J사측은 만족스런 표정으로 돌아갔고 현재 활발하게 국내 투자 상담을 진행중이다.
신씨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외국인투자유치센터에 소속된 ‘프로젝트 매니저’. 한국에 진출하려는 외국투자자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임무다.
신씨는 “외국 투자자들의 ‘손과 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센터에는 신씨를 포함해 22명의 매니저들이 뛰고 있다.
이 센터의 백창곤(白昌坤)소장은 “자체적으로 대리인을 내세울 수 없는 중소규모 기업들이 주로 우리 센터를 찾는다”고 말했다. 한달 평균 1천여건의 상담이 이뤄진다. 투자가 성사됐다고 일이 끝나는 게 아니다. 국내 영업과정 혹은 생활상의 갖은 불편사항에 대한 ‘민원(民願)’도 이곳으로 쏟아진다.
미국의 목재문 생산업체인 M사는 “생산기술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센터에 지원을 요청해왔다. 센터측은 M사의 기술자를 초청해 건교부 산자부 등 관련부처와 면담을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경기 이천 지역에 공장을 건립키로 했던 DVS코리아는 작년말 성남으로 이전하면서 이천군에 납부한 등록세를 다시 부과받았다. 센터측은 행정자치부로부터 “과세가 부당하다”는 유권해석을 얻어냈고 M사는 과세취소 결정을 통보받을 수 있었다.
투자유치와 외국자본의 ‘고충처리센터’ 역할을 겸하고 있는 셈.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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