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 플라자]貿公 「외국인투자유치센터」

  • 입력 1999년 5월 6일 19시 38분


신철식(辛喆植·28)씨는 올해 2월 설날을 이틀 앞두고 급한 연락을 받았다. 발신인은 투자 문제로 자주 접촉을 갖던 미국의 인수합병 전문회사 J사의 아시아담당 부사장.

“며칠 내로 한국에 들어갈 테니 관련업체 사람과 만날 수 있게 해달라”는 다급한 부탁이었다.

상대방은 한국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탓에 하필이면 설 연휴기간으로 일정을 잡았다.

신씨는 부랴부랴 10여개 업체와 연락을 취한 끝에 한 회사 대표와 J사간 면담을 주선할 수 있었다. J사측은 만족스런 표정으로 돌아갔고 현재 활발하게 국내 투자 상담을 진행중이다.

신씨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외국인투자유치센터에 소속된 ‘프로젝트 매니저’. 한국에 진출하려는 외국투자자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임무다.

신씨는 “외국 투자자들의 ‘손과 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센터에는 신씨를 포함해 22명의 매니저들이 뛰고 있다.

이 센터의 백창곤(白昌坤)소장은 “자체적으로 대리인을 내세울 수 없는 중소규모 기업들이 주로 우리 센터를 찾는다”고 말했다. 한달 평균 1천여건의 상담이 이뤄진다. 투자가 성사됐다고 일이 끝나는 게 아니다. 국내 영업과정 혹은 생활상의 갖은 불편사항에 대한 ‘민원(民願)’도 이곳으로 쏟아진다.

미국의 목재문 생산업체인 M사는 “생산기술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센터에 지원을 요청해왔다. 센터측은 M사의 기술자를 초청해 건교부 산자부 등 관련부처와 면담을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경기 이천 지역에 공장을 건립키로 했던 DVS코리아는 작년말 성남으로 이전하면서 이천군에 납부한 등록세를 다시 부과받았다. 센터측은 행정자치부로부터 “과세가 부당하다”는 유권해석을 얻어냈고 M사는 과세취소 결정을 통보받을 수 있었다.

투자유치와 외국자본의 ‘고충처리센터’ 역할을 겸하고 있는 셈.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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