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비즈 플라자/외국기업]다국적PC社 동양風광고

  • 입력 1999년 6월 3일 19시 13분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컴퓨터업계 광고에 ‘동양 바람’이 불고 있다.

서구적 합리주의에 익숙한 다국적 컴퓨터업체들이 동양사상 또는 동양무술을 이용한 이색 광고를 잇따라 신문 잡지 등에 게재하고 있는 것.

세계적인 다국적 컴퓨터업체인 컴팩은 4월말부터 ‘고수야? 하수야?’라는 메시지의 동양풍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양손을 합장한 두 명의 스님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광고는 7년간 도를 닦은 끝에 마침내 공중 부양에 성공한 ‘고수(高手)’와 여전히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하수(下手)’와의 대비를 통해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있다. 7년전 64비트 컴퓨팅 기술을 개발한 컴팩과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하는 후발 업체중 누구와 손잡고 인터넷 시대를 맞이하겠느냐는 것이 이 광고의 메시지.

컴팩측은 한국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호주 등의 아시아태평양권 시장에서도 같은 광고를 사용할 계획이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인터넷 기업을 뜻하는 ‘.COM’을 간판 문구로 내세우면서 ‘점’을 음양사상과 관련된 기호로 대체했다. 안정성과 유연성이 음양의 조화를 이뤄 효과적인 데이터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

프린터제조업체로 유명한 휴렛 팩커드도 자사의 넷서버(Net Server)가 천하무적(天下無敵)임을 강조하기 위해 동양 무술의 구분 동작 4컷을 적절히 배치했다.

컴팩코리아의 정미교 차장은 “외국 기업의 낯선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친근감을 더하기 위해 한국인의 심리 속에 내재된 동양 문화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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