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존슨 성남공장 직원들은 요즘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주생산 품목이 에프킬라여서 여름철에는 야근을 밥먹듯 하지만 마음만은 즐겁다. 더구나 올해는 겨울철 ‘끼니 걱정’도 사라졌다.
이들이 그동안 겨울철 걱정을 해온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 9월 한국존슨에 인수되기전 이 공장의 정규직 직원은 12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100여명은 모두 월 단위로 계약을 하는 임시 계약직. 따라서 비수기인 겨울에는 대부분의 임시직 직원들은 다른 일거리를 찾아나서야 했다.
한국존슨은 삼성제약으로부터 에프킬라 사업부문을 인수한 뒤 제일 먼저 고용 시스템부터 개선했다. 지금은 대부분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그렇다고 한국존슨이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인건비를 늘린 것은 아니다.
한국존슨 오병동이사는 “회사와 근로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고용 보장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우선 눈에 띄는 변화는 제품 다변화. 한국존슨은 살충제에 국한돼 있던 제품군을 방향제 유리세척제 등 기존 생산라인에서 생산 가능한 품목으로 최대한 확대했다.
또 한 가지 방법은 시장 다변화. 한국존슨은 대만 필리핀 태국 등으로 판매 루트를 개척했다. 다국적 기업으로서의 장점을 십분 발휘한 것. 특히 항상 여름철 기후인 동남아 국가들을 주로 노렸다.
이같은 제품 및 시장 다변화 정책으로 한국존슨은 ‘한철 장사’를 ‘4계절 장사’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했다.직원들의 애사심이 높아져 작업능률이 향상된 것은 또다른 소득.
공장 직원 배승덕씨(29)는 “시야를 조금만 넓혔더라면 예전에도 가능한 일이었는데…”라며 “우물안 개구리에서 좀더 넓은 물로 나가고 있다는 느낌이 피부에 와닿는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느끼는 다국적 기업으로서의 또다른 면모는 한층 강화된 안전 시스템. 배씨는 “과거에는 기계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LPG 사용이 빈번한 작업인데도 안전교육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한국존슨은 60억원을 투자해 국내 기준보다 엄격한 선진국 기준에 맞춰 시설을 전면 개보수했다. 국내 건축 기준에서는 요구하지 않는 안전 장치도 곳곳에 갖췄다.
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적용했다. 삼성제약 당시 오폐수 관리기준은 100PPM이었으나 현재는 20∼30PPM을 기준으로 관리한다. 제품에도 엄격한 환경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손은경과장은 “삼성제약 시절 생산되던 ‘에프킬라 싹싹’이 오존층 파괴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크게 히트한 상품인데도 불구하고 생산을 중단한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