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과 미국계 투자은행인 리만브라더스가 최근 기술 발전과 금융 시장의 변동을 다룬 보고서를 잇따라 발표했다.
▽금융수수료 시장에 새바람〓은행 등 금융기관이 주도권을 쥐고 있던 금융결제 금융거래시장에 인터넷 관련업체 등 ‘신진 세력’이 도전장을 던지고 나섰다. 대표적인 예가 계좌이체 등 결제 행위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
보스턴컨설팅그룹은 ‘99년 전세계 결제산업’ 보고서를 통해 “수수료 시장의 중심이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으로부터 케이블 네트워크업체와 인터넷 포털서비스업체,대형 유통업체로 이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기관과 기업, 고객 등 3자 사이에서 수수료가 발생하는 결제는 자국내 결제만 해도 전세계적으로 연간 1900억건에 1707조달러 규모. 여기서 해마다 2090억달러 가량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수수료 시장을 은행 등 금융기관이 독점해왔다. 결제를 위해 은행들끼리 폐쇄적인 시스템을 운영해온 데다 은행이 고객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었기 때문.
그러나 인터넷이 대중화하면서 이같은 기득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통신서비스회사나 전자상거래 관련업체,인터넷 포털서비스업체, 대형 유통업체도 은행에 맞먹는 고객 관련 정보를 쉽게 확보할 수 있게된 것. 이들 업체도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나 새로운 서비스 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결제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결제시스템이 다원화 하면서 금융결제원의 역할과 입지가 좁아질 전망. 진정임 컨설턴트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과 전자상거래로 인해 결제산업 내에 숨어있던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가 드러날 수 있다”면서 “은행은 물론 정보통신 관련 기업들도 이런 변화의 흐름을 주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국경이 사라진다〓리만 브라더스는 최근 ‘증권거래에서 금융 포털(portal)까지, 인터넷이 변화를 몰고 온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요지는 “기술발전이 진정한 의미에서 글로벌화하면서 증권산업을 비롯한 금융산업에서 국경의 구별이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것. 이 회사의 쟈렛 웨이트 아시아담당 임원과 슁 린 아시아주식거래부장은 올초 동아시아 국가의 재정 담당 고위 관료들을 차례로 방문, 기술 발전이 아시아 전역의 증권거래사업과 자본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언 웬햄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전자네트워크상에서 처리되는 비즈니스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거래’라는 개념 자체가 ‘시장에서의 물리적 거래’라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전기적인 부호의 전송’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가 전자적으로 바뀌면서 증권가에선 소매 투자자들의 온라인 거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다른 나라의 증권시장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조만간 미국의 나스닥처럼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새로운 증권시장이 등장할 것도 점쳐진다.
보고서는 “증권사들도 전략적 제휴를 하거나 24시간 개장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기존의 증권거래 체제가 변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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