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CCR(대표 윤석호)은 97년 11월 누구나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사실에 의문을 던졌다. CCR은 한양대 공대 출신 5명이 95년 설립한 회사.
‘정형화된 사각형 대신 개성있는 모양을 갖춘다면 광고효과도 더 뛰어날 텐데….’
벤처정신에 딱 맞는 틈새시장용 사업아이템이라고 판단한 윤사장(25) 등은 곧 개발에 착수했다. 이듬해 여름, 이들은 브라우저 모양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초기 버전을 내놓았다.
자동차회사는 자동차 모양으로, 콜라회사는 콜라병(또는 콜라캔) 모양으로 다양한 브라우저 모양이 가능했지만 상품화하기에는 부족했다.
CCR은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괜찮은’ 제품을 내놓자는 욕심으로 연구를 계속했다. 지난해말 과학기술부로부터 국산신기술(KT)로 지정돼 더욱 힘을 얻었으며 마침내 올해 1월 ‘X2웹’이라는 인터넷 브라우저 제작도구를 완성했다.
이 제품은 브라우저 윤곽뿐 아니라 이름 암호 등이 들어가는 입력창 모양까지 운영자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브라우저가 점점 커지면서 앞으로 나오기도 하고 수많은 점이 화면에 찍히면서 브라우저 모양을 갖춰가는 등 방문자의 눈길을 끌만한 요소가 대폭 추가된 것.
CCR은 처음부터 판로가 넓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해외마케팅에 주력했다. 그러던 중 손정의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사가 상품성을 인정해 관심을 보여왔다.
윤사장은 17일 일본 동경에서 소프트뱅크사와 3년간 25억엔(2백50억원) 규모의 소프트웨어 수출 조인식을 가졌다. 1년반전 단순히 떠올린 아이디어가 어느새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한 것.
“인상에 남는 광고효과를 겨냥해 일본기업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미국과 유럽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X2웹의 수출가격은 내용에 따라 다양하다. 개인용과 기업용으로 나눠져 있으며 개인용 중 가장 싼 게 24달러, 기업용 중 가장 비싼 것은 2만4천달러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기업용 제품을 30만∼3천만원에 팔고 있으며 개인용 제품은 유통망이 갖춰지는 다음달부터 판매할 예정.
이해를 돕기 위해 홈페이지(www.x2web.com)도 개설돼 있다.
회사이름 CCR은 개척정신을 상징하는 고구려(COCURYEO)의 머릿글자에서 따왔다. 02―595―4742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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