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초보뛰어넘기]자전거래란?

  • 입력 2000년 1월 5일 18시 32분


주식시장을 들여다보면 갑자기 특정종목의 거래가 폭증하는 경우가 있다. 오전 내내 거래량이 10만주에 불과했는데 오후들어 갑자기 100만주 이상으로 늘어나는 식이다. 마침 주가가 오를 때면 ‘뭔가 호재가 있나보다’라고 생각해 추격매수에 나서기 십상이다.

그러나 뇌동매매하면 낭패를 당하기 쉽다. 이런 경우는 기관이나 대주주 등이 특정 목적으로 행하는 자전(自轉)거래(Cross Trading)가 많기 때문.

자전거래(최근에는 신고 대량매매, 시간외 대량매매로 부름)란 한 종목에 대해 동일한 수량의 ‘팔자’와 ‘사자’주문을 동시에 체결하는 거래를 말한다. 즉 당사자간에 가격과 수량 등을 미리 짜고하는 거래다.

예컨대 A투신사가 보유중인 주식 ‘갑’ 10만주를 B투신에 사전에 협의한 가격으로 넘기려는 경우 이를 중개하는 증권사가 거래소에 신고한 뒤 통째로 매매하는 식이다.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같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전9시 이전 △낮 12시∼오후 1시 △오후 2시50분∼3시 △오후장 마감 직후 등 정해진 시간에 거래가 이뤄지게 한다. 거래소는 신고가 들어오면 즉시 공시해 투자자들의 오판을 막는다.

물량을 건네줄 때의 가격도 시가(時價)에 따르게 돼있다. 단 오후 3시 이후 시간외 대량매매 때는 ‘그날 종가±5호가’로 다소 융통성을 부여한다. 예를 들어 종가가 1만원이면 50원 단위로 호가가 변하기 때문에 최저 9750원, 최고 1만250원 사이에서 자전거래 가격을 정할 수 있다.

상장회사가 자전거래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은 평가이익의 현실화다. 평가이익은 부채비율을 떨어뜨리는 등 결산때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래를 통해 사실상 주식을 내놓지 않으면서도 이익을 실현하려는 것. 이 때문에 연말 결산기가 되면 자전거래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도움말=삼성증권 목동지점 사재훈 주식팀장)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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