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네티즌이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 의혹을 제기하자 수많은 네티즌이 동참했다. 네티즌들은 언론사에 E메일을 보내고 해당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는 등 단합된 힘을 과시했고 업체는 결국 백기(白旗)를 들고 말았다.
인터넷시대, 소비자가 눈에 띄게 강해졌다.
▽강해진 소비자〓예전에는 기업이나 상품에 불만이 있으면 직접 기업을 방문하거나 소비자단체를 통해 문제를 제기해야 했다. 그러나 인터넷시대의 소비자는 다르다.
기업 홈페이지나 E메일을 통해 불만을 표시하는 것은 기본. 아예 인터넷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동지’를 규합하면 해당 기업에 대한 비난이 ‘광속’으로 확산된다.
국내에도 안티후지(AntiFuji), 골탈모(골드뱅크탈퇴모임), 두루넷 서비스 개선을 원하는 모임, 삼성불매운동 사이트 등 특정 기업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이트가 등장했다.
PC통신 게시판에는 “△△TV 1년도 못쓰나” “△△백화점 서비스 엉망” 등의 글이 하루에도 몇 개씩 올라온다.
▽비싸게는 못판다〓인터넷 발달로 품질이나 가격에 대한 정보력이 향상된 것도 소비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요인.
야후의 쇼핑몰인 야후!쇼핑에는 양판점 백화점 중소기업이 한꺼번에 입주했다. 최근에는 재래시장인 동대문시장까지 전자상거래에 뛰어들었다.
현실 공간에선 같은 상품의 가격이 달라도 소비자들이 알아채기 힘들다. 하지만 사이버공간에선 앉은 자리에서 가격이 비교되기 때문에 남보다 비싸면 즉각 외면당한다.
웹나라 야비스 숍바인더 마트가이드 에누리정보 처럼 모델명을 입력하면 가장 싸게 파는 쇼핑몰을 알려주는 서비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거래의 개념도 바뀐다〓기업과 소비자의 관계도 쌍방향으로 변화하는 추세.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기업이 맞춤 생산하는 거래까지 등장했다.
미국의 프라이스라인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과 가격을 인터넷을 통해 접수해 가장 적당한 상품을 찾아주는 인터넷 사이트. 항공권이나 자동차 여행상품 등을 주로 다룬다. 국내에도 와마켓 등 이와 비슷한 개념의 역(逆)경매 사이트가 등장한 상태.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고객 불만사항 게시판을 개설한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불만사항은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당일로 처리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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