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커스]"인터넷으론 車 팔지 말라고?"

  • 입력 2000년 2월 7일 19시 48분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기 때문에 안된다.”(자동차 제조업체)

“무슨 소리, 인터넷 판매는 세계적인 대세다.”(자동차 판매사이트)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이 인터넷 자동차 판매업체들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메이커가 정한 판매조건을 지키지 않아 기존 유통질서에 혼란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 메이커들은 인터넷 업체와 제휴한 판매조직을 색출해 영업정지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유통시장을 고수하라〓현대 기아 대우 등 자동차 3사의 기본 입장은 ‘불필요한’ 출혈경쟁을 유발하는 인터넷 판매회사에 제품이 공급돼서는 안된다는 것. 그러나 인터넷 판매행위 자체를 막을 순 없기 때문에 판매조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추세다.

현대와 기아는 최근 부산 K판매점(1개월)과 서울 Y판매점(15일)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또 이탈자를 막기 위해 전국 판매조직에 인터넷 판매회사를 통한 할인판매를 단속하겠다는 뜻을 내려보냈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한 제품에 두 가지 가격이 형성될 경우 유통마진 감소는 물론 소비자들도 혼란을 겪게 된다”고 이유를 설명.

▽날로 확대되는 인터넷 판매〓인터넷 판매회사는 확보한 고객을 판매조직에 연결시키면서 판매조직이 본사로부터 받는 유통마진의 50% 정도를 받는다. 즉 영업사원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주고 유통마진의 일부를 받는 것. 인터넷 판매회사를 이용하면 차량가격의 2% 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

전국 20여개 판매조직과 제휴중인 ‘딜웨이’의 연승우 팀장은 “일반 대리점보다 가격이 싼 이유는 인터넷을 활용해 유통마진을 낮췄기 때문”이라며 “판매조직 단속을 통한 시장 지키기가 얼마나 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연팀장은 “GM이 AOL과, 포드가 야후와 손잡는 등 미국 제조업체들은 변화하는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일침.

올해 인터넷을 통해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 대수는 전체 판매대수의 4%선인 4만여대. 자동차포털사이트 아이컴즈컴 남궁연 이사는 “가격이 저렴하고 보험가입 등 모든 절차가 한자리에서 이뤄져 인터넷판매의 수요층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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